그래픽칩 전문회사 엔비디아가 첫 태블릿PC인 ‘쉴드 태블릿’의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엔비디아는 1993년 설립돼 그래픽카드 ‘지포스’ 시리즈로 세계 PC 이용자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이다. 세계 PC 10대 가운데 7대는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달려있다. 이 제품도 강력한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작동하는데 손색이 없다.

엔비디아가 선보인 쉴드 태블릿PC와 조이스틱의 모습

이달 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CGV에서 열린 출시행사에서 만져본 쉴드 태블릿의 첫인상은 단단했다. ‘방패’라는 뜻처럼 검은색 메탈 재질 소재로 둘러싸여, 충격이나 흠집에 강하다. 제품 뒤편에 음각으로 쓰여진 ‘SHIELD’라는 글자는 마치 영화 ‘어벤저스’에서 등장하는 조직 ‘에이전트 오브 쉴드’를 연상케 하는 강인함이 느껴졌다.

이 제품의 기본 운영체제(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다. 구글이 지난달 선보인 최신형 OS ‘롤리팝’이 설치됐다.삼성전자 ‘갤럭시’와 LG전자 ‘G’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사용한 소비자라면 별도의 작동법을 익히지 않더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쉴드 태블릿에는 8인치 풀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쉴드 태블릿에는 2.2㎓ 암(ARM) CPU와 8인치 1920x1200 터치 풀HD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먼저 터치감과 반응속도는 합격점이다. 3~4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돌리더라도 무리없이 작동했다. 터치감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작업툴 ‘다블러’(Ddbbler)로 확인된다. 내장된 전자펜을 꺼내 그림을 그리면 누르는 압력에 따라 선의 두께가 달라졌다. 전자펜의 심이 마치 형광펜처럼 45도 방향으로 기울어진 형태라 사용하기 편리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만화가가 참석해 드로잉 작품을 즉석에서 그리는 시연회도 열렸다.

무엇보다 제품의 최대 강점은 게임에 최적화된 성능일 것 같다. 쉴드는 ‘게이머를 위한 태블릿PC’로 불릴 만큼 다양한 게임 기능이 들어있다. 평소 평범한 태블릿PC이지만, 조이스틱과 연결하면 금세 게임기로 변모한다.

PC에서 구동되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다만 PC에는 지포스650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들어있어야 한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전용게임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고성능 PC에서 돌아가는 ‘하프라이프 2’ 게임을 실행해 본 결과 끊김없이 작동했다.

이 제품의 또 다른 강점은 괴물 같은 하드웨어 성능이다. 엔비디아의 테그라K1 모바일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테그라K1은 두뇌 역할을 하는 코어 192개가 들어있어 빠른 연산처리 능력을 가진다.

고성능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보다 그래픽 성능이1.5배나 뛰어나다.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경쟁 중인 최신 모델인 엑스박스1이나 플레이스테이션4와 동급 성능이다. 또 애플의 아이패드에 들어있는 A7 프로세서보다 2배나 빠르다. 전력소비량은 애플 아이패드와 비교했을 때 3분의1수준이다. 테그라 K1 프로세서는 이런 장점을 인정받으면서 아우디와 BMW,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 총 19개 자동차 업체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다.

PC의 게임(하프라이프2)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쉴드 태블릿에서 실행시킨 모습

하지만 배터리 용량과 구동되는 게임이 적다는 것은 단점이다. 이 제품에는 19.75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있다. 설명서에는 HD 동영상을 10시간 가량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고성능 게임을 즐길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엔비디아측은 하프라이프2, 트라인2 등 인기게임 400여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프라이프2는 2004년, 트라인2는 2011년에 출시한 옛날게임이다. 쉴드 태블릿PC의 성공여부는 인기있고 최신형의 게임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쉴드 태블릿은 다음달 5일 공식출시된다. 가격은 35만9000원. 가격으로만 비교한다면 아이패드 미니2(36만원)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