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8조원이 넘는 사내 유보 현금을 사용해 자사와 관계사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6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작업을 시작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배당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했지만, 정부가 기업의 과다한 유보 현금에 대해 추가 세금을 걷기로 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제일기획이 보유한 제일기획 자사주 1840만주 가운데 1150만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사들이는 주식은 전체 제일기획 주식의 10%에 해당한다. 이날 제일기획 주식 종가(1만9200원) 기준 매입가는 총 2000억원에 달한다. 제일기획은 "이 2000억원을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일기획을 글로벌 마케팅 대행사로 쓰는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넘치는 현금을 회사와 관계사 지분으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사내에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