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24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스타트업네이션스서밋(Startup Nations Summit) 201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제에 부딪쳤을 때 타협하지 말고 사고를 전환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세요.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란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한 후 해결하는 일련의 행위입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의장이 올 5월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발표 후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4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 ‘스타트업네이션스서밋(Startup Nations Summit) 2014’의 기조연설자로 나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주제로 말했다.

김범수 의장은 한게임과 NHN, 카카오를 창업하는 동안 겪었던 문제점과 해결 과정을 소개하면서 스타트업의 도전과 성공을 설명했다.

“한게임을 운영하던 시절에 일본 진출을 위해 항공기를 탔습니다. 비스니스석과 이코노미석에 차이가 있더군요. 이를 게임에도 적용해보기로 해고, 부분 유료화 모델로 발전하게 된 것이죠. 사고의 전환만으로 온라인게임의 부분 유료화 모델이 나온 것입니다.”

김 의장은 “직원 1명의 문제제기로 한게임은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설치하는 인터넷 클라이언트 게임을 처음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게임 시장에는 저품질 자바게임과 고품질 클라이언트·서버 게임이 있었는데, 한게임은 두 방안을 결합한 해결책을 찾아낸 것이다.

2007년 세상에 등장한 아이폰은 김 의장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줬다. 김 의장은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은 ‘커뮤니케이션(소통)’이라고 판단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시작했다”며 “당시 직원 20명을 3개팀으로 나눠 일대일 메신저 카카오톡, 그룹 메신저 카카오아지트, 퍼블릭 메신저 카카오수다를 개발했다”고 했다.

카카오톡이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확보한 반면, 카카오아지트와 카카오수다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의장은 “밤새워 두 앱을 만든 팀에게 미안했지만 모두 카카오톡 팀에 합류하게 했다”며 “이 과정을 통해 오늘날 가입자 1억6500만명을 보유한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 속에는 항상 모순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수많은 모순 속에서 갈등하고 하나를 선택하고 포기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러시아 천재 과학자 알트 슐러와 가우디의 사례에서 보듯, 문제에는 언제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해결방식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다음카카오 역시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수많은 스타트업과 비슷한 고민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의장은 “옛날에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경계는 물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졌다”며 “사물과 사물이 소통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등장했고, 이것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갈지 지켜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주체로는 기업가답게 ‘기업’을 꼽았다. 김 의장은 “네슬레는 최근 10년간 카페농가의 재배환경 개선과 교육 등에 2500억원을 투자, 카페농가는 물론 기업이 10년간 25배 이상 성장했다”며 “사회가 힘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주체는 회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가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행동(right time right action)을 했느냐가 스타트업의 성패와 생존을 좌우하기 때문에 항상 이 시점에 이 행동이 가장 적절한지 질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타트업네이션스서밋 2014에는 45개국에서 창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들과 46개 스타트업이 참석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으며, 24일과 25일 ‘창업가는 현대의 영웅(The Age of Entrepreneurship)’를 주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