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료 분야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의 투자가 올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바이오·의료 분야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올 1월에 비해 6배 이상 많았다. 이런 증가세는 해당 분야 기업의 코스닥기업 상장이 활발한 것과 관련있다고 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24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10월 한달 간 국내 벤처캐피털이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중소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370억원이었다. 11개 기업에 대한 투자가 단행됐다. 이는 지난달 투자금(245억원)보다 51% 가량 많으며, 1월 투자금(57억원)에 비해서는 6배 넘게 증가한 금액이다. 월별 투자금 기준으로 볼 때 올 들어 최고치다.

바이오·의료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금 증가는 해당 분야 기업들의 상장 활성화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출구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신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9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됐거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공모주 청약을 준비 중인 바이오·의료 기업은 테고사이언스·비씨월드제약·콜마비앤에이치·알테오젠 등 8개다. 상반기에 상장한 바이오·의료기업이 메디아나 한 개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IT 분야 대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전자 통신 분야 벤처기업 대한 투자는 줄고 있는 반면 바이오·의료 산업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또 “바이오·의료 기업은 투자 시점부터 투자금 회수 시점까지 기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데, 최근 벤처펀드의 평균 운용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장기 투자가 보다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가 기술성 심사를 통해 벤처기업 상장의 문턱을 낮춰준 것도 투자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팀에 따르면, 올 들어 기술성 평가에 도전한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은 알테오젠·펩트론·알트로젠 등 3개였다. 이 중 알테오젠은 상장 예심을 통과해 공모를 앞두고 있으며 펩트론은 심사를 받는 중이다. 부광약품 계열사인 알트로젠은 상장 심사에서 탈락했으나, 증권 업계 일각에서는 알트로젠이 기술성 평가를 통해 상장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