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도 ‘추격자’의 입장에 선 분야가 있다. 인터넷 저장공간을 임대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인 아마존웹서비시즈(AWS)는 1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져(Azure)’가 2위, 구글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은 성능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루 평군 30억건의 검색 쿼리(검색 질의)를 처리한다. 하지만 좋은 인프라를 갖고도 시장에선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셈이다.

구글은 최근 이를 뒤집기 위해 판 흔들기에 나섰다. 아마존의 성공 방식을 쫓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아마존은 2006년 AWS를 통해 기업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아마존은 ‘가상 머신’을 이용해 고객사의 개발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MS와 구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성공의 비결이다.

반면 구글은 자신들이 제시한 소프트웨어 언어를 통해서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글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구글의 언어에 맞춰 자신들의 서비스를 바꾸는 ‘이중작업’을 해야 했다. 이용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그만큼 올라갔다. 가입자 입장에선 비용이 더 드는 구글보다, 더 편리하고 큰 생태계를 만든 아마존을 택하는 게 이득인 것이다.

구글은 2008년까지만 해도 클라우드 사업을 큰 기회라고 보지 않았다. 아마존에서 핵심 경영진으로 일했던 크리스 핑크햄은 2009년 초 익명의 구글 경영진에게 클라우드에 대해 묻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제대로 된 사업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는 사이 클라우드 시장은 급성장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92억달러에서 2018년 42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도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구글은 격차를 좁힐 필요를 느끼고 클라우드에 열의를 보이기 시작했다. 구글은 아마존과 같은 가상 머신을 도입하고, 대중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 책임자 그렉 드미칠리는 “2008년에도 그랬듯이 2014년에도 여전히 클라우드는 아직 초기 단계다”며 “구글은 여지껏 확보한 인프라로 판세를 뒤집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들은 구글의 적극적인 참여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벤처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선택지가 아마존밖에 없던 시절보다는 고려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모바일 앱 개발사 그랜드센트릭스의 최고기술책임자 랄프 로트만은 “구글의 서비스는 행정적인 업무에서 약점을 보인다”며 “최근에 수행한 프로젝트의 거래 청구서를 찾는데만 2주가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아마존을 비롯한 다른 경쟁사들은 이미 해결한 부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