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멈추고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급등했던 코코아 가격이 다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2월 선물 코코아 가격은 지난달 31일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1톤당 289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최근 한주 새 5%가량 하락한 것이다.

외신들은 천정부지로 올랐던 코코아 가격이 드디어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코코아 가격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3년 새 고점을 찍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9월 말엔 톤당 3311달러를 기록하며 올 들어 20% 넘게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코아 가격이 하락한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먼저 서아프리카 지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인근 코코아 생산 지역에도 문제가 생겨 코코아 생산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의 프라이스퓨처그룹의 잭 스코빌 부대표는 “지금까진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된 영향으로 코코아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투자자마저 코코아가격 강세에 베팅한 것도 코코아값 상승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코아 생산 감소는 기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에코뱅크는 지난달 26일까지 아이보리코스트 항구에 선적된 코코아가 16만4000메트릭톤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에코뱅크의 에드워드 조지 리서치 대표는 “올해와 내년도 작물 현황이 쾌청한 날씨에 힘입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코코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코아 공급이 예년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는 데 반해 수요가 줄어든 것도 코코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코코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코코아에 대한 아시아 수요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하락했다. 초콜릿 소비량이 가장 높았던 유럽의 수요도 1.1% 감소했다.

달러화 강세도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미국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 강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는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화를 제외한 현지 통화로 원자재를 구매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매입을 하게 되는 셈”이라면서 “이런 이유로 코코아 매수주문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