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알뜰폰(MVNO)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모회사 LG유플러스(032640)의 단말기 지원에도 불구하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의한 법(단통법)’ 시행 이후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중 통신사를 교체한 사용자는 34만2592명으로 전월 대비 45.2% 줄었다. 알뜰폰으로 통신사를 바꾼 사용자는 지난달 12만5558명에서 8만877명으로 35.6% 감소했다.

이 가운데 미디어로그가 번호이동을 통해 신규로 확보한 가입자는 6400명으로 9월 2만6014명의 24.6%에 불과했다. 모회사인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사용자 숫자는 7만5105명으로 전월 대비 49.7% 줄었다. 대형 통신사와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감소 추이를 고려했을 때 미디어로그가 단통법 실시 이후 신규 가입자를 모으는 데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무제한 LTE(롱텀에볼루션) 데이터 요금제 등 상대적으로 고가 요금제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저렴한 요금제를 원하는 사용자들을 알뜰폰 계열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27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LTE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와 알뜰폰을 기반으로 한 (가입자) 순증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가 직접 휴대폰 제조업체와 협상해 미디어로그 전용 단말기를 공급하기도 했다. 알뜰폰 업체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말기 수급 문제를 LG유플러스가 대형 통신사의 협상력을 이용해 해결해줘 가입자 모집을 원활하게 해주겠다는 의도였다. 이달 초 출시된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X3’의 경우 LG유플러스가 화웨이측에 1만대 가량을 공급받기로 약정을 맺고 미디어로그에 해당 제품을 공급해주었다.

하지만 단통법 실시 이후 미디어로그가 다른 알뜰폰 업체보다 못한 실적을 내면서 LG유플러스 입장에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