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가 최근 국내에 본격 출시한 스마트 전구 '휴(HUE·사진)'는 '스마트홈 2.0'의 모습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기기다. 휴는 기본적으로 LED(발광다이오드) 방식 전구다. 1600만가지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 스마트 전구란 이름에 맞게 스마트폰으로 켜고 끄고 밝기와 색상을 조절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다른 스마트 전구와 똑같다.

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필립스는 휴를 발표하면서 누구나 응용 프로그램(앱)을 개발해 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연결 규격(API)'을 공개했다. 덕분에 현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앱 마켓에는 수십개의 휴 관련 앱이 올라와 있다. 음악 박자에 맞춰서 전구를 작동해 디스코텍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앱도 있고, 시간대에 맞춰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해주는 앱도 있다. 용도에 맞는 앱만 고르면 전구는 알아서 작동한다.

스마트폰 자동화 앱 'IFTTT'와 연결하면 휴의 활용도는 더 커진다. IFTTT는 특정한 조건이 맞으면 스마트폰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앱이다. 이 앱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정보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집 근처 100m 안에 들어서면 전구를 깜빡거려 귀가한 사실을 알릴 수도 있고(위치 정보), 아침에 비가 올 경우 일찍 불을 밝혀 잠을 깨울 수도 있다(날씨 정보). 잘만 쓰면 영화에 나오는 미래의 집과 비슷한 느낌도 든다. 스마트홈 2.0의 개념에 딱 들어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