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본격적인 겨울용품 마케팅에 돌입했다. 한낮과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15도 이상 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추위를 체감하는 시기도 앞당겨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큰 일교차 때문에 겨울용품 성수기가 1개월 이상 빨라졌다"면서 "여기에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간편하고 실용적인 겨울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추운 새벽에 골라 쓰는 보조 난방기구 인기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에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난방 상품은 '난방 매트'류다. 잠깐만 켜도 효율적으로 난방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온수 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물을 전기열로 데워 매트에 공급해 마치 '온돌 난방' 같은 효과를 주는 난방용품이다. 온수매트 시장 규모가 2012년 500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40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달 말부터 온수매트를 판매한 지 한 달 만에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보일러 업계의 강자(强者)인 귀뚜라미보일러경동나비엔이 온수매트 시장에 뛰어들었고 온수매트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했던 동양이지텍일월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며 맞서고 있다.

전기료 부담이 없는 제품도 인기다. 이마트의 경우, 자체 브랜드(PB) 제품인 '러빙홈 석영관 히터'(2만9000원)와 '러빙홈 미니 온풍기'(3만9000원) 판매가 최근 크게 늘었다.

지성민 난방용품 바이어는 "최근의 난방용품 트렌드는 간편하고 실속 있는 소형 제품"이라며 "집안 전체를 데우는 것보다는 특정 시간에 필요한 공간만 따뜻하게 할 수 있어 전기료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도 교류방식(AC)을 사용하는 일반 전기매트보다 전력 효율이 좋은 'DC매트' 등 전기료를 아낄 수 있는 매트 매출이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이 밖에 '뽁뽁이'로 불리며 유리창에 붙이면 바깥 바람을 막아준다는 '에어캡 비닐'과 문풍지 등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1번가에서는 실내에 설치하는 방한텐트 이달 매출이 작년에 비해 4배나 늘어났다.

'실속' 바람에 패딩과 내복 승승장구

실속 있는 겨울 상품으로 올해 패딩 소재의 인기는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가볍고 얇은 '초경량 패딩'이 아웃도어와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에서 일제히 출시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일찌감치 지난 8~9월부터 패딩점퍼 브랜드를 전진 배치해 판매해왔다.

작년에 열풍이 불었던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뿐 아니라 파라점퍼스·맥케이지·노비스·에르노 같은 다양한 패딩 전문 브랜드가 국내에 매장을 냈다. 국내 브랜드도 잘 팔린다. 국내 브랜드 '보브'의 패딩 야상 점퍼는 현재 올해 생산 물량의 80%가 팔린 상태다.

유니클로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00만장 이상 팔린 발열 내의 '히트텍'의 보온성을 지금보다 1.5배 이상 높인 제품을 출시했다. 히트텍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매장에서 할인 판매했을 때 새벽 4시부터 수백명의 고객이 줄을 서면서 북새통을 이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는 올해 기능성 발열 내의 '울트라히트'의 물량을 작년에 비해 3배 많이 준비한 상태다. 박종현 남영비비안 이사는 "국내 속옷 브랜드도 이제는 일제히 발열 섬유로 만든 내복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지난해보다 20~30% 이상 발열 내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