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매매 희망자들을 이어주고 있지만 호가가 너무 높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 장지동 M공인 관계자

“1억원 이상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위례 자이 분양권을 팔려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만큼 받기는 어렵고 전용면적 101㎡ 고층인 경우 7000만~8000만원, 수변공원 인근 동(106~108동) 121㎡ 고층이 1억원가량 웃돈을 받을 수 있다. 파는 쪽이 원하는 값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장지동 K공인 관계자

위례 자이가 분양을 시작한지 1개월이 지났다. 축제는 끝났다. 1억원을 훌쩍 넘었던 분양권 웃돈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1억원 밑으로 꺼지고 있다. 실수요자가 주로 분양권을 사고 있다. 한때 웃돈이 1억4000만원까지 붙었던 전용면적 101㎡ 고층 아파트는 7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웃돈이 줄었다.

장지동 모델하우스촌에 떴다방이 들어선 모습

지난 1일 위례자이는 청약 경쟁률 평균 139대 1, 최고 369.5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 청약 경쟁률이다. 1순위에만 6만여명이 몰리면서 분양권 불법 거래도 기승을 부렸다. 계약 개시일인 16일 직전까지 장지동 모델하우스 타운에는 떴다방이 몰렸다.

이달 중순까지 위례자이 분양권에 붙었던 웃돈은 최고 3억원이다. 3억원까지 붙은 아파트는 펜트하우스와 테라스 하우스로 전용면적 121~134㎡다. 물량이 많지 않아 웃돈이 많이 붙었지만 거래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장지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분양권을 내놓겠다는 문의한 결과, 대부분 “과한 웃돈으로는 거래가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창곡천 수변공원이 보이는 전용면적 121㎡ 고층 아파트는 이달 중순만해도 2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현대 웃돈 시세는 1억원 미만이다.

장지동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권 매매 희망자를 이어주고 있으나 언론 보도와 달리 1~2억원대 웃돈을 원할 경우 거래가 잘 안된다고 미리 말해 호가를 낮춘다”고 말했다. 결국 면적과 층에 따라 웃돈이 최고치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진 셈이다.

이처럼 투기성 자금이 몰려 들어 청약 광풍이 몰아친 이유는 정부의 정책 탓이다. 우선 9·1대책으로 웃돈을 노린 투기성 청약자가 많았다. 대규모 택지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내년부터 청약 1순위 대상자가 많아져 이번 가을이 분양시장에 나서기 적기(適期)이기도 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분양권 웃돈도 실수요자들이 외면하면서 거품이 급격하게 꺼졌다.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위례 등 신도시에 입주하길 원하는 실수요자가 많다. 따라서 높게 형성된 웃돈을 감당할만한 실수요자는 적다.

청약 광풍이 불던 초기 호가로 분양권에 산 이들은 후회하고 있다. 한번 떨어진 거래가가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회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위례신도시 같은 베드타운인 송도나 청라도 청약경쟁률이 높았지만 시장이 나빠지면서 분양가 밑으로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위례는 마곡지구보다 서울 주요 업무지역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육·생활편의시설이 완성되지 않아 도시가 형성되고 가격이 상승하는데 10년 이상 걸릴 수 있어 분양권 거품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