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업계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다음(다음카카오)의 수장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2014의 특별행사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에서 강연했다.

이날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의 표정과 강연 분위기는 극과극이었다. 김 대표는 청중에게 질문을 하고 농담도 건네는 등 미소를 띄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는 최근 불거진 카카오톡의 감청·감열 논란을 뭇매를 맞은 이 대표와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영토확장에 나서는 김 대표의 상반된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과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오른쪽)가 27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석우 대표는 부산에서 강연이 있던 이 날에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로부터 사이버 검열·시장지배적 사업자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글로벌 ICT 프리머어 포럼 참석을 이유로 국감에 불참했다.

이석우 대표는 이달 초 합병법인 출범 당시와 달리 “다음카카오에 대해 현재로선 공개할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현재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지 한 달이 안 됐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자, 기획자들이 열심히 고민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원론적인 발언만 했다.

다음카카오의 미래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물 등을 연결한다는 4대 전략에서 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합병법인 출범간담회때 이미 언급한 내용이다.

지난 25일 부산시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유클린 10주년 기념 문화콘서트'에 김상헌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왼쪽)가 참석했다. 김 대표는 미소를 띠고 있지만 이 대표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상헌 대표는 인터넷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에 대해 ‘정보의 생산자가 기업에서 이용자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인터넷 플랫폼의 등장으로 정보를 생산하던 권력과 소비하던 대중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표적 사례로 웹툰을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도전만화 코너를 오픈하고 작가와 수익을 나누는 페이지이익공유(PPS)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웹툰 작가 지망생들이 인기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어느덧 선순환 구조를 갖춘 웹툰 생태계가 조성됐다”며 “앞으로도 이용자가 주인이 되고 이익을 많이 얻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