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수진씨는 얼마 전부터 맛집 추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망고플레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의 계정으로 이 앱에 접속하면, SNS상의 지인들의 선호와 취향을 반영해 적당한 맛집을 추천해준다. 주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나오는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맛집을 찾았다는 강씨는 “상당수 파워블로거들이 광고성 글을 올린다는 얘길 듣고 믿을 만한 친구들이 추천하는 맛집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앱을 통해 그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망고플레이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동명의 벤처기업은 삼성전자·전미경제연구소·애플·네이버 등에서 근무했던 청년 사업가 네명이 합심해 만든 회사로, 빅데이터를 통한 이용자 취향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망고플레이트는 최근 벤처캐피털(VC)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측은 투자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0억원 안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주력으로 한 벤처기업들이 VC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영화 추천 앱 ‘왓챠’를 개발한 프로그램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검색 기술을 보유한 큐리온도 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 전세계 벤처투자업계, 빅데이터 관련 기업에 36억달러 쏟아부어

실제로 전세계 VC 업계는 빅데이터 기술 기반을 가진 스타트업·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이 VC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은 약 36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8~2012년 5년 동안 유치한 투자금 합계의 75%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 중에는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인 펀드가 3개 포함돼있었다.

정해식 산업분석팀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세계 빅데이터 시장이 전체 ICT 시장보다 6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16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빅데이터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에 대한 VC의 투자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 빅데이터 기반 영화 추천 ‘왓챠’, VC에 33억원 투자받아

아직까지 국내에는 빅데이터 기술 기반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VC의 투자 사례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로 VC에 대규모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사례로는 프로그램스를 들 수 있다. 이 회사에서 내놓은 영화 추천 앱 왓챠는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영화에 대한 예상 별점을 제공하고, 해당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6월 이용자들의 누적 별점 평가 수가 1억건을 넘었다.

프로그램스는 지난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8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작년 10월에는 메가인베스트먼트·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캡스톤파트너스 등 3개 VC에서 25억을 투자받았다. 최초로 투자를 단행했던 케이큐브벤처스에 따르면,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수상한 사람부터 서울대ㆍ포항공대ㆍ카이스트 박사 출신 개발자 30명이 달려들어 이 앱 하나를 개발하는 데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큐브벤처스에서 1억원을 투자한 큐리온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검색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시맨틱 검색기술’을 통해 언어를 다방면으로 분석함으로써, 검색된 키워드 간의 관계를 추론해 더 구체적인 검색을 가능케 한다. 단어나 문장의 문맥 상 의미까지 분석·추론해내 이용자가 의도한 바를 검색 결과에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