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떡방 모습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신세계(004170)백화점 본점이 올 8월 식품관을 개·보수하면서 떡 가게(신세계 떡방)를 입점시켰다. 지하 1층 같은 자리에 있던 스타벅스 매장을 뺐다. 당시 떡 가게가 인기를 끌지 의심하는 이가 많았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떡 가게는 하루 평균 매출 500만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이전 스타벅스 매출(월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스타벅스가 있던 자리는 약 66m²(약 20평) 규모다. 명동 지하상가에서 백화점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자리해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루 평균 2500명이 오갔다. 신세계는 매장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관광객이 본점에 많이 몰리는 점을 감안해 한국 전통 먹거리 점포를 유치하고자 자기 계열사 매장인 스타벅스까지 뺀 것이다. 스타벅스는 본점 10층에 매장이 있는 점도 감안했다.

신세계는 떡방을 유치하기 위해 2년간 공들였다. 백화점에 대규모 떡 매장을 개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까지 작은 떡 매장만 있었다.

신세계 떡방은 두 가지 브랜드로 구성됐다. ‘동병상련’과 ‘안정현 솜씨와 정성’이 그것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두 브랜드를 합쳐 ‘신세계 떡방’으로 선보였다. 신세계가 쇼케이스, 매장 배치, 인테리어, 상품 포장을 지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일본 이세탄 백화점의 화과자 매장을 모델로 삼고 10번 이상 출장을 다녀왔다”며 “떡을 진열하고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즉석 떡을 만들고 음료도 함께 파는 전통카페처럼 꾸미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떡방은 수십개 떡을 취향에 맞게 낱개로 골라 별도 포장할 수 있다. 외국인이 한국식 디저트로 인식할 수 있게 먹기 좋게 포장했다.

동병상련은 다양한 한식 디저트, 궁중 디저트를 판매한다. 무형문화재 제38호 궁중음식 이수자와 박경미 선생이 대표로 있다. 두텁떡, 대추단자, 주악 등 한입 크기의 떡과 제철 과채를 설탕에 절여 말린 정, 전통 음료, 팥빙수 등을 판다. 동병상련 고객은 “떡, 정과, 약과가 조청이 듬뿍 들어가도 적당히 달았다”고 말했다.

신세계 떡빵

‘안정현 솜씨와 정성’은 전통음식 전문가로 알려진 안정현 선생이 대표로 있다. 안씨는 한·아세안 정상 오찬, 외국 국빈 만찬 등을 차린 바 있다. 소박하고 대중적인 전통 떡을 판다. 돌절구로 쳐 만들어내는 절구 인절미와 찜기에서 바로 쪄내는 시루떡이 대표 상품이다. 특히 떡을 만드는 과정이 바깥에서 보이는 ‘오픈 키친(부엌 개방)’ 방식을 도입했다.

뜨끈한 떡을 바로 살 수 있도록 떡 나오는 시간도 정했다. 오전 10시엔 나무 시루떡, 11시엔 돌절구 인절미가 나온다. 오후 1시에는 참쌀떡이, 오후 2시에는 나무 시루떡이, 오후 4시에는 돌절구 인절미가 나온다.

안정현 솜씨와 정성에서 떡을 구매한 한 고객은 “보통 구운 찹쌀떡은 치아에 들러붙는 경우가 많은데, 안정현 솜씨와 정성 찹쌀떡은 수분감이 많아 쫄깃하지만 치아에는 들러붙지 않았다”며 “다만 가격(200g·4500원)이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