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용마주유소의 유가 정보 게시판. L(리터)당 보통 휘발유를 1695원에 판매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싼 값에 기름을 넣으려면 광진구 지하철 군자역 주변으로 가라!'

이는 서울 광진구에서 '주유소 기름 값 인하 경쟁'이 터진 덕분이다. 군자역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18개 주유소가 서울시내 휘발유 최저가 판매업소 10위 중 6곳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22일 낮 광진구 중곡사거리에 있는 용마주유소. 알뜰주유소인 이곳의 제품 가격 안내판에는 '휘발유 1695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북쪽으로 500m쯤 떨어져 있는 대원주유소(에쓰오일) 역시 1695원에 휘발유를 팔고 있다.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과 비교해 162원이 싸다. 두 곳 모두 서울 시내 최저가(最低價) 주유소이다.

닷새 전만 해도 서울 최저가 주유소는 같은 동네에 있는 자가상표 주유소(특정 정유사의 간판을 달지 않는 곳)인 태양주유소였다. 이곳이 휘발유 판매 가격을 L당 1699원에 내놓으면서 4년 만에 처음 서울에서 'L당 1600원대' 시대가 열렸다.

이에 자극받은 인근 정유 4사 브랜드 주유소와 알뜰주유소가 잇따라 가격을 내리며 가격 전쟁이 벌어진 것. 22일 현재 아차산주유소·능동주유소 등도 L당 1699원으로 휘발유 가격을 낮추면서 1600원대 주유소 대열에 합류했다. 이 일대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이 싼 것은 군자역을 중심으로 SK에너지 6개소, GS칼텍스 3개소, 현대오일뱅크 3개소, 에쓰오일과 알뜰·자가상표(무폴) 주유소 각 2개소 등 총 18개 주유소가 몰려 살벌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용마주유소의 김동완 사장은 "휘발유 판매 가격을 최저가로 내린 후 매출이 오히려 10% 정도 늘었다"며 "불경기(不景氣)를 겪고 있는 고객들은 1~2원 차이에도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정유사와 알뜰, 자가상표 주유소들이 시장 경쟁을 벌이는 효과를 소비자들이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