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에서도 정원을 가꿀 수 있네…."

지난달 말 위례신도시 인근에 마련된 '위례 자이' 아파트 모델하우스. 전용면적 121㎡형 주택 내부를 살펴보던 주부 박모(45)씨는 거실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깜짝 놀랐다. 기존 아파트에서 찾아볼 수 없던 테라스(마당)가 아파트 발코니 대신 설치됐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 시장에 아파트의 장점과 단독주택의 강점을 합친 테라스하우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독주택에서나 볼 수 있던 앞마당을 일반 아파트에 접목하자 곧바로 높은 청약률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존 아파트에는 좁다란 발코니가 설치되는 게 전부였다면 테라스하우스는 아랫집 지붕을 내 집 앞마당처럼 넓게 쓸 수 있는 공간(테라스)이 마련돼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은 물론 재테크 측면에서도 희소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 기존 아파트의 장점과 단독주택의 강점을 결합한 테라스하우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트 안에 내 집 앞마당처럼 넓게 쓸 수 있는 공간(테라스)이 마련돼 실용성과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 위쪽은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 자이’, 아래쪽은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에 선보인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의 테라스.

청약률 2배 높아… 웃돈 2억원 붙기도

지난 1일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 자이' 아파트(451가구)의 테라스하우스는 이른바 '청약 대박'을 터뜨렸다. 발코니 대신 테라스가 설치된 24가구(전용면적 121~131㎡)에 2311명이 신청해 평균 96.3대1의 청약률을 기록한 것. 전용 121㎡ 테라스하우스 경쟁률(130.7대1)은 테라스가 없는 같은 크기의 주택(73.4대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달 초 청약을 받은 서울 강북구 '꿈의숲 롯데캐슬' 역시 테라스를 설치한 아파트의 1순위 청약률(15.3대1)이 같은 면적의 일반 아파트(1.8대1)보다 7배 이상 높았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모든 주택형을 테라스하우스로 꾸민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도 마찬가지였다. 총 175가구 모집에 7956명이 몰려 평균 45대1의 청약률을 기록한 것.

이미 분양을 마친 테라스하우스는 몸값이 뛰고 있다. 지난해 6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래미안 위례'의 테라스하우스는 분양가에 2억~3억원씩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닥터아파트' 권일 리서치팀장은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딱딱한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단독주택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테라스하우스는 정원이나 바비큐장처럼 휴식과 취미 공간으로 쓸모가 많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단독주택보다 저렴하고 희소성 높아

테라스는 일반 아파트의 발코니와 달리 지붕과 새시가 없이 외부에 노출된 공간이다. 크기는 대개 30~40㎡ 정도로 통상 발코니보다 2~3배 이상 넓다.

테라스하우스의 장점은 단독주택에서만 누릴 수 있는 앞마당을 아파트에서도 가질 수 있다는 것. 대다수 입주자는 테라스를 '나만의 정원'으로 꾸미거나 바비큐를 구워 먹고 차를 마시는 파티 공간으로 활용한다.

전원주택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위례 자이' 아파트의 테라스하우스(121㎡) 분양가는 8억4000만~8억5000만원. 하지만 위례신도시에서 단독주택을 지으려면 10억원쯤 들어간다. 테라스하우스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경관이 좋은 곳에 배치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테라스 하우스는 중대형뿐만 아니라 중소형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에는 전용 58~84㎡형의 테라스하우스 30가구가 들어선다. 권일 팀장은 "같은 주택형의 일반 아파트보다 3000만~4000만원 비싸지만 넓고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 면적을 제공받기 때문에 생활이 편리하다"며 "오히려 같은 단지 안에서도 희소성이 높아 입주 후 시세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스하우스 공급 더 늘어날 것"

건설사들도 테라스하우스 공급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그동안 분양 시장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아파트 1~2층을 테라스하우스로 꾸밀 경우 높은 청약 경쟁률과 함께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택의 가치가 단순한 투자 목적에서 실제 생활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소비자들의 생활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단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테라스하우스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 주거 공간 개발 노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