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지난해 6월 스웨덴에서 개최한 데이터센터 론칭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좋아요 버튼을 형상화 한 전시물 앞에 앉아 있다.

전 세계 13억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 버튼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기능 덕분에 사용자들은 게시물에 일일이 댓글을 달지 않고도 클릭 한 번으로 관심과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이들은 페이스북에 ‘싫어요(dislike)’ 버튼이 없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기도 한다. 20일(현지시각)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천명의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 중 일부는 가운뎃손가락을 세운 모습(서양식 ‘손가락 욕’)을 형상화한 아이콘을 함께 사용해 줄 것을 함께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좋아요 버튼의 아이콘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레이다는 20일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와의 인터뷰를 통해 “페이스북 설립 초기에 ‘싫어요’ 버튼을 만드는 것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테일러는 관련 인터뷰에서 “싫어요 버튼을 만들 경우 사회적인 폐해가 심각할 것을 우려해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좋아요 버튼의 부정적인 영향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클릭 한 번으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들면 그 여파로 불행한 일들이 많이 일어날까 두려웠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결국 오랜 논의 끝에 내려진 결론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흔히 하는 충고와 비슷했습니다. ‘상대방이 듣기 좋은 이야기가 아니면 아예 말을 말라’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도 게시물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을 발견하면 싫어하는 이유를 말로 설명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테일러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글맵 개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창업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업체 ‘프렌드피드’가 2009년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와 같은 배를 탔다.

그는 페이스북 입사 후 CTO로 일하며 좋아요 버튼을 비롯한 페이스북 핵심 기능의 토대를 마련했고, 2012년 여름 페이스북을 떠나 스타트업 ‘큅(Quip)’을 공동 창업했다. 큅은 동명의 모바일 기반 협업 메시징 및 워드프로세서를 만드는 벤처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