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많은 사람을 빈곤에서 구제할 것이며, 세계가 마주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드러낼 것이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지난해 1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s·MOOC)'를 극찬했다. 그가 말한 '이것'이란 다름 아닌 '무크'였다. 프리드먼 등 무크 옹호론자들은 무크가 고등 교육의 혁신을 가져오고 지역별 교육의 불평등을 없애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무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의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가 전 세계 방방곡곡에 자리잡아 인류의 입맛을 하나로 길들인 것처럼 무크도 교육을 획일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패스트푸드를 생산하는 맥도날드

◆ 고등교육의 맥도날드화

2012년 9월 미국 고등교육 전문지 크로니클에서 제이슨 레인 록펠러 재단 교육학 책임자와 케빈 킨저 뉴욕주립대 조교수는 “무크가 고등교육의 ‘맥도날드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무크에서는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수십만명이 한 교수가 만든 강의를 듣고 같은 자료를 참고한다. ‘대규모’라는 무크의 특성 때문에 실질적인 교류를 방해하고 교육의 균질화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생적인 교육 인프라를 구축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발도상국이 스스로 교수진을 확보하고 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데, 거대한 강의 플랫폼을 앞세운 무크가 개발도상국의 교육 역량 확대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코세라(Coursera)의 경우, 190여개국 100여개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중국어·아랍어·히브리어 등 14개국 언어를 지원하며 각국 교육 시스템을 파고 들고 있다.

◆ 자발적 형태의 新식민주의

필립 알트바흐(Philip Altbach) 보스턴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고등교육전문지 세계대학뉴스에서 “무크가 ‘자발적 형태의 신식민주의(neo-colonialization of the willing)’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무크 사이트인 에드엑스, 유다시티, 코세라는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다.

무크 강좌 대부분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학문적 경험과 교육학적 관점을 따르고 있어 서구 학계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크는 2011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MIT 공과대학이 온라인 공개 수업을 시작하며 탄생했고, 현재 3대 무크 플랫폼인 코세라, 에드엑스, 유다시티(Udacity)도 미국 플랫폼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코세라 강좌의 76%가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 영어권 국가 교육 기관에서 제공했다. 에드엑스 91개 강좌 중 미국·캐나다·영국을 제외한 국가의 고등교육 기관이 내놓은 강좌는 19개에 불과했다.

어윤일 경희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는 “현재 무크 교육은 서구로부터 서구가 아닌 곳으로 흐르고 있다”며 “일방적인 교육 흐름은 문화적 생태계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 교수는 “교육은 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협력하는 것이 기초가 돼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교육 구조를 검토하고 토의해 무크를 진정한 기회로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