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빅앤트 대표이사 겸 오리콤 CCO

두산(000150)계열의 광고대행사 오리콤(010470)의 주가가 4일만에 74% 넘게 급등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3000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주가가 갑자기 500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것. 오리콤의 주가 급등은 박용만 두산 회장의 큰아들인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선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대주주가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회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나, 일각에서는 지분율이나 지배구조에 전혀 변동이 없는 데도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오리콤은 지난 2일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결국 10일 한국거래소는 오리콤을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

지난 1일 오리콤은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를 부사장급인 CCO(최고광고제작책임자)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박용만 두산 회장의 첫째아들로, 향후 빅앤트의 대표이사직과 오리콤 CCO를 겸직하기로 했다.

이번 박 대표의 오리콤 부사장 영입 이후 지분 관계에 있어 달라진 사항은 아직 없다. 두산(000150)이 지분 67.47%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연강재단이 0.62%를 보유했고 고영섭 대표이사가 스톡옵션을 통해 0.89%를 취득·보유하고 있다.

오리콤 관계자는 “박 대표가 만약 회사 주식을 취득한다면 공시할 의무가 있다”면서 “아직까지 취득한 내역은 없는 것으로 알고있으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박 대표의 부사장 선임에 대해,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의 현재 가치나 지배구조가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리콤은 이미 두산의 자회사였으며 이번 박 부사장 선임을 통해 지분율 등 지배구조가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기업의 현재 가치가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가 주가에 미리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대주주가 부사장 직함을 달고 있으니 회사에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빠른 의사 결정과 폭넓은 영업 활동을 하는 등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주주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박 대표의 경우 이미 광고 업계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라는 사실이 투자자들에게 더 호재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