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KT(030200)가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입간판) 사업에서 손을 잡고 모바일 기반의 광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미디어허브는 1일 KT가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앞에서 스마트폰을 흔들면 할인 쿠폰이나 경품을 받을 수 있는 ‘매칭형 크로스미디어 광고’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배포하는 ‘스윙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KT가 모바일 광고 및 옥외 광고 시장에서 공동 사업을 벌이기로 한 셈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뉴스·날씨·주가 등 다양한 정보와 함께 멀티미디어 광고를 내보내는 일종의 전자 입간판이다. 기존 옥외 광고와 비교해 설치비가 많이 들지만 광고 전달효과가 뛰어나고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T미디어허브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알짜 지역’으로 손꼽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과 신분당선 역사와 차량 내부, 서울시내 버스정류장 등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영화관 메가박스에 554개, 전국 아파트에 1만700개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갤럭시 노트3' 출시에 맞춰 스윙고 앱을 내놨다. 이 앱은 사용자가 특정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특정 장소 근처에 있을 때 광고음이나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이용해서 쿠폰이나 경품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놀이공원 에버랜드, 야구단 삼성라이온즈 등에서 제한적으로 관련 광고를 진행해왔다. 또 7월에는 KT미디어허브와 손을 잡고 KT의 인터넷TV(IPTV)에서 스윙고 앱을 이용하는 광고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선보였다.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KT의 이번 옥외광고 사업은 삼성전자 출신인 황창규 KT회장이 취임한 이후 표면상에 드러난 첫 양사의 합작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KT, LG유플러스(032640)등 통신사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이라며 “삼성전자와 KT가 최근 각광받는 모바일 광고와 연계상품들을 내놓으면 무료 음악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인 ‘밀크뮤직’처럼 국내 시장을 뒤흔들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24일 국내 서비스에 돌입한 ‘밀크뮤직’은 출시된 지 6일 만에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는 등 음악 서비스 시장 판도를 급격히 바꿔놓고 있다.

곽정환 KT미디어허브 부장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모바일 광고와 연계할 경우,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 있는 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 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며 “의류, 외식 등 지역 기반의 소상공인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광고 형식을 선보이면서 광고주 저변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