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무너지며 하락 마감했다. 전날보다 28.55포인트(1.41%) 하락한 1991.54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7월 14일(1993.88) 이후 처음이다.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 순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날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0엔을 넘어섰다(엔화 약세).

미 달러화 강세 현상도 국내 증시에는 악재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예정대로라면 올해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가 종료되는데,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증가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62억원을 순매도했다. 함께 순매도 하던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446억원을 사들였지만 코스피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하락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도 외국인이 2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적이 있었지만, 오늘만큼 코스피지수가 하락하지는 않았다”며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지만, 이 같은 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가 2.36%(2만8000원) 내린 11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는 3.35%(1만1000원) 내린 31만7500원에 거래됐다. 현대차, 현대모비스(012330)도 1.05%, 2.72% 하락했다. 반면 SK텔레콤(017670)은 2.41% 올랐다. 1일부터 새롭게 시행된 휴대전화 보조금 제도가 SK텔레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증권과 철강금속이 3.76%, 2.94% 하락했다. 의료정밀, 전기전자, 기계, 은행도 2% 넘게 떨어졌다. 반면 통신업과 전기가스업은 1.66%, 0.73% 올랐다.

프로그램 매매는 829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차익이 18억원 매수 우위를, 비차익이 84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