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는 연일 애플을 조롱하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플러스'가 외부 충격에 쉽게 구부러진다는 이른바 '벤드게이트(bendgate)'가 불거지자, 삼성은 트위터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갤럭시노트 엣지'를 소개하며 '우린 구부러진 게 아니라 휜 거야'라고 꼬집었습니다〈사진〉. 미국의 한 지역 신문엔 '갤럭시노트4'를 소개하며 '이봐 애플, 여기 아이폰7을 위한 힌트(headstart)가 있어'란 광고를 냈습니다. 내년에 나올 애플의 차기 모델이 참고해야 할 만큼 삼성이 앞서 있다고 주장한 것이죠.

9월 초 애플이 전략을 바꿔 처음으로 대화면폰을 내놨을 때도, 삼성은 애플을 놀렸습니다. '아무도 대화면폰은 사지 않을 것'이란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발언을 큼지막하게 싣고 '스스로 놀라서 마음을 바꾼 이가 누군지 생각해보라'는 문구를 담은 '갤럭시노트4' 광고를 낸 것이죠.

삼성의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trend)가 됐습니다. 심지어 네티즌들이 삼성을 대신해 조롱 광고를 만들기도 합니다. 최근 인터넷엔 '그럴 가치가 있는 자에겐 구부려라'는 문구와 함께 구부러진 아이폰이 갤럭시노트에 절하는 듯한 사진이 떠돌았습니다.

애플도 삼성에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공개 석상에서 삼성을 '카피캣(copycat·모방자)'이라고 비난했고, 팀 쿡 CEO(최고경영자)도 TV 인터뷰에서 삼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해 "스스로의 힘으로 혁신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놓은 적도 있습니다.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조롱 광고는 이젠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서 소비되는 하나의 콘텐츠이자 놀이가 됐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네티즌들은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본질적인 경쟁에도 힘썼으면 합니다. 서로 다툰다는 것은 이제 다들 알지만 정작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플러스' 중 어떤 게 왜 좋은지 소비자들은 잘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