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신세계이마트 트레이더스, 2012년 롯데빅마켓 진출 등으로 관심이 쏠렸던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서만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경남 양산(7월)과 경기 수원(8월)에 새 매장을 냈고, 빅마켓도 10월 3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 신규 점포를 개장할 계획이다. 창고형 할인점 시장을 독식해온 외국계 코스트코도 지난 4월과 5월 경기 의정부와 충남 천안에 새 매장을 열었다.

창고형 할인점 시장을 둘러싸고국내 유통업계 2강(强)과 외국계 업체 간에 본격적인 2라운드 대결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수익성 월등, 정체된 마트 대안

2010년과 비교해 진출 행태도 달라졌다. 영업이 어렵던 기존 점포를 증·개축해 창고형 할인점으로 바꿨던 것과 달리 최근엔 처음부터 신규 점포를 짓고 있다. 신세계는 2012년 7월 문을 연 천안아산점에 이어 올해 2개 점까지 9개 중 3개가 새 건물이고, 롯데도 이달 말 5호점인 킨텍스점이 첫 신규 매장으로 문을 연다.

업체들이 창고형 매장 증설 경쟁에 나선 것은 기존 대형마트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창고형 할인점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등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마트는 1994년 야심 차게 시작했다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코스트코에 넘긴 창고형 할인점 프라이스클럽을 다시 살리겠다는 목적도 있다. 2018년 20년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코스트코 양평·대구·대전점이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넘어오면 단숨에 업계 1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창고형 할인점의 실적 성장세도 뚜렷하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기존 마트 부문 매출은 3.5% 줄어들었지만, 창고형 할인점 부문은 2012년보다 매출이 12.4% 늘어났다. 노재악 이마트 트레이더스 상무는 "올해도 9월까지 작년보다 14.5%가량 매출이 증가했다"며 "일반 마트보다 7~15% 정도 싼 가격이 최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빅마켓도 경기 수원 신영통점이 전환 전(前)과 비교해 2년 사이에 매출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민휘 빅마켓 상품부문장은 "4개 점포 평균 매출 증가율은 20% 정도"라고 말했다.

할인점 시장 변화 흐름 관심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수원점 개장과 동시에 자체 상표(PB)인 '트레이더스 딜'을 내놓으며 기존 대형마트 상품과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노재악 상무는 "'트레이더스 딜' 상품을 매출의 8%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점인 값싼 해외 의류 수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9년 25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병행수입 제품 매출이 빅마켓 출범과 함께 10배가량 증가했다. 작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캐나다 구스 패딩의 경우 빅마켓은 올해 초 캐나다 본사에 상당한 물량을 선(先)주문해 놓은 상태다.

국내 대형마트의 흐름이 백화점식 프리미엄 마트에서 다시 창고형 할인점으로 넘어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할인점 업계는 1990년대 규모를 앞세운 월마트·까르푸 등 외국계의 공세에 '아기자기한' 한국형 마트로 수성에 성공했지만, 2010년대 들어 창고형 매장으로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할인점 업계 관계자는 "식당·문화센터·세탁소 등을 더한 원스톱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창고형 할인점 시장 확대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모바일 쇼핑의 성장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