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복 안에 장착된 NFC가 휴대폰과 연동돼 사용자의 각종 업무를 지원한다.

정장 안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 넣자 스스로 무음으로 바뀐다. 급한 전화가 와서 다시 휴대폰을 꺼내니 ‘잠금해제’가 된다. 또 주머니에 넣자 사업상 만난 상대방에게 자동으로 명함을 전송하기도 한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가 국내 최초로 IT(정보기술) 기기를 접목한 남성복을 내놨다. 의복 안에 내장된 IT 장치가 스마트폰과 연동돼 각종 비즈니스 업무를 돕는다. 휴대폰을 의복 안주머니에 대면 각종 비즈니스 자료를 실행하거나 명함을 문자로 전송하는 역할 등이다.

핵심 장치는 정장 안에 장착된 칩과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내장 칩은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NFC) 모듈로 10cm 내외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한다. NFC 기술은 결제와 정보 교환, 출입통제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앱은 각종 정보가 사용자에게 보내지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제일모직은 해당 앱을 통해 정장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영찬 제일모직 팀장은 "해당 앱은 확장성이 무한하다"며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삼성전자, KT와 협업해 이번 정장을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정장과 연동되는 앱을 개발했다. KT는 정장 안에 들어가는 NFC를 개발·지원했다. 제일모직은 향후 그룹사 외에 다양한 기업들과 스마트 의류 개발을 위한 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17년까지 일상복(캐쥬얼) 제품까지 스마트 의류 종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제일모직 로가디스 수트 2.0에 장착된 NFC

패션업체들도 IT기술을 접목한 의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스페인 남성 의류 업체 포 르벤트는 NFC 칩을 셔츠 소매에 넣었다. 기술 방식은 로가디스와 비슷하다. 소매 가까이 휴대폰을 대면 명함 전송, 셔츠 정보 등을 사용자에게 전송한다. 포 르벤트는 스마트 셔츠를 회사 출입과 개인사물함 개폐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nC코오롱도 라이프텍이라는 스마트 의류를 개발해 발표했다. 라이프텍은 아웃도어 의류로 재난상황 발생 시 의복 착용자의 생존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라이프텍은 의복에 내장된 발열체 배터리로 35도에서 50도까지 스스로 발열한다. 또 풍력을 이용한 윈드 터빈(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으로 스마트폰 및 간단한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FnC코오롱은 지난해부터 스마트 의류 관련 기술을 개발·운영하기 위해 빅데이터 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포 르벤트가 개발한 스마트 셔츠. 셔츠 소매에 NFC가 장착돼 있다.

경쟁업체인 네파 역시 서울대 의류학과와 협력해 네파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IT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의류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랄프로렌은 폴로 테크셔츠를 내놨다. 의류가 착용자 신체 변화를 감지해 인터넷으로 정보를 보낸다. 중앙 서버에서 해당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다시 재가공된 정보를 제공한다. 랄프로렌은 캐나다 IT업체 CM시그널과 손잡고 해당 기술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