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코세라·에드엑스·유다시티가 있다면 유럽엔 퓨처런(FutureLearn, http://www.futurelearn.com)이 있다. 퓨처런은 영국 방송대학(Open Univetsity)이 앞장서서 2013년 9월 설립된 무크 플랫폼이다. 무크가 전 세계적으로 고등교육의 판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전통이 있는 영국의 고등교육 또한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퓨처런에는 현재 7개국 40개 기관 및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 카디프대, 킹스칼리지대가 대표적이다. 참가 대학·기관 중 절반이 넘는 23개 대학이 영국에 속해있을 정도로 다수를 차지한다. 영국문화원, 영국국립도서관, 대영박물관, 영국국립영화학교 등 영국 주요 기관들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세대와 성균관대가 협약을 맺고 있다.

퓨처런에서 제공되는 강의 분야는 제한이 없다. 문학, 정치외교, 경영학 등 기존 대학들이 품고 있는 전공을 폭넓게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 수업에서 필요한 발표 기술이나 연구 보고서 작성법 등 기본적인 자질도 강의로 구성하고 있다. 강의는 모두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퓨처런은 크게 동영상 강의, 주제 관련 자료, 집단 토론, 평가 등을 제공한다. 동영상 자료는 5분 내외로, 평균 2~3개를 들으면 될 정도로 짧다. 현재까지 동영상 강의는 영어로만 제공된다. 대신 영어 자막을 제공하고, 교수 강의 내용을 정리한 PDF 파일이 첨부되기 때문에 비영어권 학생들도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다. 

퓨처런에서 제공하는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의 국제관계학 강의 중 한 장면

동영상 강의가 부담이 없는 대신 소화해야 할 논문·신문기사·BBC가 내놓은 방송 뉴스 등 자료는 많다. 자료 내용을 숙지해야 다른 수강생들과 토론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토론은 자체 게시판에서 이뤄지며, 구글 행아웃(그룹으로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메시지 앱)으로도 진행된다. 때에 따라 동료 평가 과제가 포함되기도 한다. 주어진 과제에 해당하는 답을 작성해 게시판에 올리면 타 수강생들과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 퓨처런에서는 매주 평균 2시간에서 6시간 정도를 강의 내용을 학습하는 데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구글 행아웃 토론 공지. 행아웃에서 토론이 열릴 시간을 알리고 있다.

평가는 크게 퀴즈와 정기 평가가 있다. 퀴즈는 강의가 이뤄지는 동안 이전 수업에서 나왔던 내용을 복습하는 차원에서 진행된다. 성적과는 무관하다. 이 때문에 몇 번이고 반복해 풀 수 있다. 정기 평가는 3회까지 반복할 수 있고, 결과는 최종 점수에 포함된다. 현재는 퀴즈와 정기평가 모두 객관식으로만 제공된다. 일부 강의의 경우 비용을 지불하면 지정된 센터에 방문해 직접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다만 모든 강의에서 평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강의를 끝까지 수강한다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수료증은 일반참가확인서(Statements of Participation)와 학업성취확인서(Statement of Attainment) 등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일반참가확인서는 대부분의 수업에서 받을 수 있다. 수료증을 제공하는 강의에 한해 강의 기간이 끝난 후 이메일과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수료증 1개 당 24파운드(약 4만1800원)가 든다. 배송비는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온라인으로는 향후 제공될 예정이다.

대다수 강의의 경우 수강 기간이 끝나면 일반참가확인서를 신청할 수 있다.

학업성취확인서는 일부 강의에 한해 제공된다. 119파운드(약 20만7400원)를 내고 예약한 센터에 가서 실제 시험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다. 일반 수료증보단 공신력 있는 형태로, 해당 대학 로고와 강의 담당자 이름이 증서에 인쇄된다. 센터는 주로 영미권 국가들에 있고, 한국에는 아직 없다. 두 수료증 모두 강의를 제공한 해당 대학의 학점 및 인증서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퓨처런을 통해 강의를 들었다는 확인서로써만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