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일본 라인이 연내 상장을 포기하기로 했다. 라인의 주식 100%를 소유한 국내 인터넷 포털 1위 기업 네이버는 22일 공시를 통해 "라인의 연내 상장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라인은 지난 7월부터 미국과 일본 증시 상장을 추진해왔다. 상장 절차에 관련된 한 관계자는 당시 "라인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미국 증권위원회에도 심사를 신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인의 상장 시 기업가치(시가총액)는 최소 1조엔(9조5700억원)에서 최대 2조엔(19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가 라인의 상장을 연기한 이유로는 기업 상장 시장 과열이 꼽힌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인 중국의 알리바바에 이어, 세계 최대 '카피캣 벤처'로 꼽히는 독일의 로켓인터넷 등 거물급 IT 기업들도 연이어 상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 자금이 이들 기업에 몰려, 라인의 평가액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의 빠르고 건강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와 일본의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의 투자 유치 가능성 역시 상장 연기 이유로 꼽힌다〈본지 7월 31일자 A19면〉. 라인은 알리바바, 소프트뱅크와 투자 및 전략적 제휴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라인이 이들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경우 상장을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장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사업 파트너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