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KB금융지주 본점 전경.

KB금융(105560)지주 이사회가 해임된 임영록 전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착수하면서 대대적인 임직원 인사가 뒤를 이을 전망이다. 회장이 선임되면 차기 국민은행장을 뽑는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라 국민은행에서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19일 오후 5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한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9명)으로 구성되며 내·외부 후보군 중에서 서면평가, 평판조회, 심층면접 등을 통해 최종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회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11월 14일로 잡고 있어 다음달말까지는 차기 회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는 회장이 바뀌면 지주 임원 및 계열사 임원들이 대부분 교체돼 왔다. 고려대 총장을 지낸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2010년에 취임하면서 고려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임원으로 영입했는데 작년 7월 회장에서 물러나자 다른 임원들도 함께 옷을 벗었다. 작년에 물러난 고려대 출신 임원(부사장·부행장 이상)은 김왕기 전 부사장, 손영환 전 KB부동산신탁 사장, 이찬근 전 국민은행 부행장, 김형태 전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에서 영입된 회장은 권력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자기 사람을 주변에 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점령군처럼 들어왔다가 회장이 바뀌면 모두 교체되곤 한다”고 말했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임 전 회장도 작년 7월 취임한 후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임원으로 영입했다. 올 초 취임한 차순관 KB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임 회장의 경기고, 서울대 선배이고 전병조 KB투자증권 부사장,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은 서울대 동문이다. 전 부사장은 행정고시 후배이기도 하다. 또 김진홍 KB생명 사장은 경기고 후배, 백홍욱 KB캐피탈 부사장은 경기고 동창이다.

백홍욱 부사장 등 일부 임원은 임 전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자 임 회장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백 부사장은 임 전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직후 KB금융지주 홍보실과 상의 없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기자간담회는 당국과 맞서는 모양새를 연출해 임 회장의 처지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19일 현재 KB금융지주 전 계열사의 집행임원 수(사외이사 제외)는 125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임영록 전 회장이 임명한 사람들로 회장이 바뀌면 일괄사표를 제출한 후 재신임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도 새 행장이 선출되면 대규모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주택은행과 합병한 국민은행은 아직도 직원들 사이에 옛 국민은행 출신, 주택은행 출신의 구분이 남아 있어 임원이 바뀌면 부서장 등 직원이 상당수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장, 행장이 선임되고 후속 인사까지 진행되려면 최소 연말까지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다”며 “그동안 외부 인사가 수장을 맡아 조직이 무너진 만큼 이번에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