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준 물·곡물차를 제외한 음료 중 커피 비중은 약 54.5%이다. 식품유통연감에 따르면 우리 국민 한사람은 연 467잔의 커피를 마신다. 커피믹스는 연 1조2000억원 시장으로 커피 관련 매출 중 가장 큰 규모다. 커피믹스는 올해 대형마트 추석선물 매출의 34.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조선비즈는 일반인이 커피믹스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기 위해 20~40대 직장인, 가정주부, 대학생 등 67명을 섭외했다.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1.43잔의 믹스커피를 타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맨 위부터) 신선한모카, 화이트골드, 모카골드, 프렌치카페.

◆ 연 1조2000억원 커피믹스 시장…일반인들이 평가한 최고의 제품은?

일반인들도 전문가 의견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더 다양하면서 원두 느낌에 가까운 제품을 원한다”고 밝혔다. “커피믹스는 건강을 생각하면 줄여야 하지만, 당과 각성 작용을 위해 먹는 인스턴트 식품일 뿐”이란 의견도 많았다.

순위만 놓고 볼 때 일반인 평가는 전문가와 달랐다. 유일하게 1위(맥심 모카골드)만 같았다. 전문가들에게 ‘느끼하다’는 이유로 선호도 3위에 쳐졌던 화이트골드가 일반인 평가에선 2위에 올라섰다. 전문가그룹 4위 프렌치카페도 신선한 모카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담백함·뒷맛에 호평을 받으며 전문가그룹 2위였던 신선한 모카는, 일반인 시음에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참가자 다수는 “1번(신선한 모카)은 낯선 향과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 70여명의 커피믹스 선호도 평가. 제품명을 가리고 종이컵으로 마시는 방법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시음 참가자 28명은 맥심 모카골드를 1위로 꼽았다. 단 맛의 정도와 커피향이 익숙하고 적당하다는 평가였다. 김미영씨는 “1번(신선한 모카)과 3번(모카골드)은 비슷한듯 하지만 당도 차이가 난다. 3번은 내가 오후 졸린 시간에 즐겨먹는 인스턴트 커피의 맛”이라며 “커피향이 원두의 산미(酸味)와 조금은 닮았다”라고 말했다.

프렌치카페의 강한 우유맛은 호불호가 갈렸다. 이 제품을 1위로 뽑은 사람은 11명으로 모카골드에 이어 두번째 많았지만, 최하위로 평가한 사람(32명)도 제일 많았다. 안진영(35·직장인)씨는 “우유를 좋아하는데 4번(프렌치카페)이 마음에 든다. 우유 맛이 진해서 사람에 따라선 느끼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화이트골드는 부드럽지만 뒷맛이 텁텁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동진씨는 “커피라기보단 우유 느낌이 강하다. 입에서 목으로 넘길 때 부드럽다”면서도 “마시고 나면 입안이 몹시 텁텁해진다”고 말했다.

일반인 평가는 항목을 세분화하지 않고 전체 선호도로 기준을 통일했다. 결과를 10점 만점으로 환산해 순위를 매겼다. 1위는 평점 8.6을 받은 맥심 모카골드였다. 맥심 화이트골드(7.7)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7.4)가 근소한 차이로 2·3위에 올랐다. 네슬레 신선한 모카(6.1)가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일반인 평가 결과 1위는 맥심 모카골드였다. 맥심 화이트골드(7.7)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7.4)가 근소한 차이로 2·3위에 올랐다. 네슬레 신선한모카(6.1)가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평가 항목은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SCAA) 기준을 따랐다. 시음은 제품명을 알리지 않고 실시했다.

◆ “인스턴트 커피, 카페인·당류 조절하며 즐겨야”

전 국민이 애용하는 커피믹스의 영양 상태는 어떨까. 제조사들은 포장 겉면에 영양 성분을 표시하지 않는다. 아직 표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국소비자원은 시판중인 커피믹스에 대한 영양 성분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당류 함류량이 전체 중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사실상 ‘커피믹스’보다 ‘설탕믹스’에 가까운 셈이다.

이번 리뷰 대상에 포함된 4종 가운데,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와 신선한 모카가 스틱 1개당 6.1g의 당류가 포함돼 있었다. 제품 중량은11.6g~11.7g이다. 전체 53% 정도가 설탕 등 당류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모카골드 5.8g(중량비 48%), 화이트골드 5.1g(43%)의 당류가 포함돼 있다.

당류가 많다 보니 칼로리도 비교적 높았다. 모카골드·화이트골드는 1개당 53㎉의 열량이 포함됐다. 흰쌀밥 한공기 열량이 대략 300㎉이다. 아침·점심 식후에 믹스커피 한 잔씩을 마시는 것만으로 공기밥 3분의 1을 더 먹는 것과 같다.

각 커피믹스의 영양성분.

카페인은 브랜드별로 40~50㎎씩 포함돼 있다. 카페인은 과다 섭취할 경우 두통·불안 증세를 유발한다. 우리나라의 1일 카페인 최대 섭취 권고량은 400㎎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임신부 경우, 1일 최대 섭취 권고량은 이보다 더 낮은 300㎎이다. 굳이 커피믹스를 애용한다면 하루 섭취량은 3잔 이하로 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태민 식품안전 전문 변호사는 “50㎉의 열량은 대량 섭취 하지만 않으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호에 따라 설탕·카페인량만 적절하게 조절하면 영양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 “간편한 커피믹스, 다양하고 또 다양해졌으면” “당 보충 위해 마신다”

조선비즈는 커피믹스 시음 후 전문가를 비롯 실험 참가자 70여명에게 익명으로 설문을 의뢰했다. 사전에 기획 의도를 밝혔고 솔직한 의견을 구했다. 아래는 결과표다. 투명성을 위해 응답자가 작성한 문장을 그대로 실었다.

각 커피믹스의 영양성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