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을 통해 사물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미래 기술로 불렸다. 하지만 이제 사물인터넷 기술을 응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사물인터넷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블랙박스·CCTV·에어컨 같은 사물과 정보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이달 초 LG유플러스가 출시한 LTE 블랙박스는 주차해 놓은 차량이 충격을 받으면 곧바로 주인 휴대폰에 해당 영상과 경고 메시지를 보내준다. 또 LTE 블랙박스는 차량의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방전 직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어디에 차를 주차해 놓았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스마트폰에 깔린 블랙박스 앱을 켜면 차량 블랙박스가 정확한 위치를 스마트폰에 전송해주는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블랙박스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차량을 24시간 지키는 사설 경비원을 고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주차된 차에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블랙박스가 사고 발생 알림 메시지를 차주의 스마트폰에 보낸 모습. 블랙박스나 웨어러블 기기·CCTV 등과 스마트폰을 연동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뿐 아니라 가정용 CCTV도 사물인터넷을 통해 집에서 벌어진 일을 집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보낸다. SK브로드밴드가 이달 초 출시한 'B 홈 CCTV'는 집에 도둑이 들면 곧바로 주인에게 경고 문자를 보낸다. 동시에 SK텔레콤이 올해 초 인수한 경비업체 NSOK에 도둑의 인상착의가 담긴 사진을 전송한다.

스마트폰으로 사고 현장 영상을 확인하는 모습. 블랙박스나 웨어러블 기기·CCTV 등과 스마트폰을 연동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스마트폰에 블랙박스·웨어러블·CCTV 등을 연결하는 것이 IT분야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평가받는 '스마트홈'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로 보고 있다. 스마트홈은 냉장고·세탁기·TV·전기밥솥 등 모든 가전(家電)이 서로 연결돼 집 상태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미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조명·에어컨을 끄거나 켜고 조절하는 기술을 발표한 상태다.

이철규 건국대 교수(신산업융합)는 "가전업체뿐 아니라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