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미니 쿠퍼 D 모습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가 한층 더 강력해진 디젤 모델 ‘뉴 미니 디젤’을 출시했다. 2012년 미니의 첫 디젤 모델을 선보인 이후 2년 만이다.

뉴 미니 디젤 모델 중 ‘뉴 미니 쿠퍼 D’를 직접 타보니 우수한 연비와 강력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돋보였다. 작지만 독특한 모양·색감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했다. 다만 높은 가격과 소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복합 연비 19.4㎞…작은 차체 뒤에 숨겨진 황소 같은 힘

뉴 미니 쿠퍼 D의 첫인상은 브랜드 미니의 뜻 처럼 ‘작다’는 것이다. 뉴 미니 쿠퍼 D의 차 길이는 3821㎜로 비슷한 배기량의 현대자동차 아반떼(4550mm)나 기아자동차의 K3(4560mm)와 비교했을 때는 차 길이는 700~800mm 가량 짧았다. 현대차의 해치백 모델인 i30(4300mm) 보다도 500mm 가량 차이가 났다. 차 폭 역시 1727mm로 아반떼(1775mm)나 K3(1780mm), i30(1780mm)보다 좁았다.

크기는 작지만 개구리를 닮은 듯한 전방 램프 디자인과 정사각형 느낌의 차체, 독특한 색감은 동급 차종과 비교할 수 없는 강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뉴 미니 쿠퍼 D 내부는 아기자기한 느낌을 줬다. 좁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독특한 감성을 전할 수 있도록 항공기 조종석처럼 온·오프식 버튼이 달렸다. 시동도 붉은색 온·오프식 버튼을 위로 올려 걸고 내려 끌 수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니 차체가 낮고 전방 시야가 탁 트여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다.

뉴 미니 쿠퍼 D 모습

뉴 미니 쿠퍼 D 시승은 서울 시청에서 인천 송도까지 왕복 90㎞ 구간에서 진행했다. 도심 주행과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등 고속화 도로가 섞여 있어 차량의 주행 성능과 연비 등을 체크하기 좋았다.

뉴 미니 쿠퍼 D의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9.4㎞로 1등급이다. 1500cc급 차량 중에서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가장 높다. 고속도로 연비는 L당 22.7㎞다. 도심연비는 L당 17.3㎞다.

실제로 주행했을 때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낮게 나왔다. 시청에서 송도로 갈 때는 연비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제 주행이 가능한 그린 모드로 설정해 운전했다.

뉴 미니 쿠퍼 D 모습

급가속, 급출발을 하지 않았고 RPM은 2000~3000 수준에서 맞췄다. 에어컨은 21도에 맞춰 바람은 가장 약하게 틀었다. 시승을 마친 후 평균 속도는 30㎞였다. 연비는 L당 17.5㎞가 나왔다. 공인 연비 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었지만 오후 3시 도심을 벗어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경인고속도로 진입도로 2~3㎞가량이 정체였던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

송도에서 시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 주행했다. 높은 RPM을 자주 이용했고 급가속과 급정거가 많았다. 에어컨은 18도에 맞춰 바람 세기를 높였다 낮추기를 반복했다. 연비는 14.4㎞ 정도 나왔다.

뉴 미니 쿠퍼 D는 작은 차체에 황소 같은 힘을 숨긴 느낌이었다. 최고 116마력 1496cc의 디젤 엔진은 주행 중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한 번도 주지 않았다. 뉴 미니 쿠퍼 D의 최대 토크(엔진의 순간 가속력)는 27.6㎏·m으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나 그랜저(휘발유) 모델보다도 강력했다. 폴크스바겐의 고성능 해치백 모델 골프(25.5kg·m) 보다 높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9.2초다.

경사가 있는 길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차는 앞으로 튀어나갔다. 가속 페달을 조금 밟다 시속 70㎞ 정도 됐을까 하고 속도판을 보면 이미 100㎞를 넘기고 있었다.

뉴 미니 쿠퍼 D 운전석 모습

작고 낮은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현가장치)은 급하게 차선을 바꾸거나 코너를 돌 때에도 안정감을 줬다.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세워야 할 때 제대로 정지할 수 있는 차였다.

◆ 비싼 가격, 좁은 공간, 소음 문제는 한계

다만 3000만원대 초반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뉴 미니 쿠퍼 D 모델은 부가세 포함 3240만원, 뉴 미니 쿠퍼 D 하이트림 모델은 3870만원이다. 기존 미니 쿠퍼 D 모델 중 가격이 가장 낮은 쿠퍼 D SE 모델(3290만원)과 비교했을 때 50만원가량 가격은 낮아졌다. 성능은 개선됐지만, 가격을 낮췄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뉴 미니 쿠퍼 D 트렁크 모습

하지만 3000만원대 가격에서 살 수 있는 경쟁사의 모델들을 살펴보면 뉴 미니 쿠퍼 D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폴크스바겐의 준중형 골프(최저 3050만원)나 제타(최저 3190만원) 보다 비싸다. 다만 미니 브랜드의 감성과 강력한 성능,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부분이다.

소음 부분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디젤엔진 소리는 창문을 닫고 주행하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진동도 주행에 방해가 될 만큼 크지 않았다. 하지만 주행 중 들려오는 외부 소음은 큰 편이었다.

공간 역시 활용도가 낮고 좁아 3~4인 가족이 함께 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