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금융산업의 선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매킨지(Mckinsey)는 지난해 4월 한국 경제의 문제와 대안에 대해 분석한 '2차 한국 보고서'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나라치고는 금융산업의 부가가치가 터무니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돕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연구소장은 "영국·싱가포르·홍콩 등의 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7%가 금융산업에서 나오지만, 한국은 이 비율이 4.7%에 불과하다"면서 "외국 금융회사 유치, 수익성이 떨어진 국내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통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도미니크 바튼 매킨지 글로벌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국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면, 잠재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한국의 금융시스템"이라며 "(한국이) 금융을 성장시키면 홍콩·싱가포르처럼 경제가 훨씬 건강해지고 지역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매킨지는 한국이 금융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키울 경우 50만개의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이 이대로 우물 안 개구리식 경영에 안주하면 동반 몰락이 불가피하며, 몰락을 모면하려면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미국 웰스파고 은행은 1등 은행이라서 굳이 해외 진출이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등 해외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은 마지못해 떠밀려 해외에 진출한다. 이런 식이라면 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