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장의 가격 변동이 줄어들면서 관련 DLS(파생결합증권)의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DLS는 원유, 금, 은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상품인데, 이중 가장 많이 발행되는 스텝다운(step-down)형 DLS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스텝다운 D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약속된 수익(쿠폰)와 원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의 변동폭이 올해 초에 비해 축소되면서 스텝다운 DLS의 쿠폰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관계자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스텝다운형 DLS 상품의 쿠폰금리가 7~8%대로 떨어졌다. 6개월 전만 해도 최대 12%에 달했으나 4~5%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한 DLS 투자자는 “상반기 12% 주던 구조로 지금은 8% 밖에 주지 않는다”며 “DLS 수익률이 많이 떨어져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관계자에 따르면 쿠폰금리가 떨어진 DLS에 재투자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투자 상품으로 갈아탈 지를 상담하는 투자자가 최근 크게 늘었다고 한다.

DLS는 올해 들어 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으로 꼽히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DLB(파생결합사채)를 포함한 DLS 발행금액은 전분기대비 4.2% 증가한 5조8493억원을 기록했다. 발행형태 별로 살펴보면 사모 DLS 발행이 4조7741억원으로 전체의 81.6%를, 공모형은 18.4%를 차지했다. 원금 보전 형태별로는 전액보전형 DLS가 3조78억원으로 전체의 51.4%를 차지했고, 비보전형은 47.9%로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 원금비보전형은 전분기대비 3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들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기초상품인 원자재 가격의 변동폭이 줄어들자 쿠폰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증권이 지난 2일 출시한 ‘현대able DLS 201호(3-Commodity 조기상환형 스텝다운)’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최근월 선물과 런던 금 오후 가격지수, 런던 은 가격지수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연 7.3% 수익을 노리는 데 그친다. 반면, 지난 4월만 해도 현대증권은 물론,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같은 구조로 12% 가량의 수익을 제시했었다.

이 때문에 하반기 들어 원자재 DLS에 대한 투자 수요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설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투자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높은 이자율이라는 장점이 없어지자 다른 투자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인해 92.88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WTI 선물이나 은 등 원자재는 가격변동성이 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 구조에 적합했으나, 현재 이 효과가 1년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하반기에는 원자재 DLS 상품의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