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홈쇼핑 TV채널 부문의 실적 성장이 올해부터 주춤하다. 모바일쇼핑이 크게 성장하면서 TV채널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환경 변화에 맞춰 TV홈쇼핑 업체들이 모색하고 있는 생존방안과 성장전략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홈쇼핑 업계가 경쟁환경 변화에 맞춰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패션을 강화해온 1·2위 업체 GS샵(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패션과 더불어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다. 3·4위 업체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올해 패션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홈쇼핑 전체 취급고 60%가량이 TV 부문에서 나온다. 올 들어 홈쇼핑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TV 취급고의 성장이 주춤하다. 그 자리를 모바일이 메우고 있다. 모바일 부문이 크게 성장하면서 TV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다만 모바일 부문은 다른 채널에 비해 판매 가격이 낮고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 이익 기여도가 낮은게 흠이다.

송출수수료도 고민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유선사업자(SO)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2009년 4100억원에서 지난해 9800억원으로 올랐다. 제 7홈쇼핑 등장으로 송출수수료는 더 오를 전망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경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 사업·패션 상품 강화, 프로그램 변화 등 각종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GS샵과 CJ오쇼핑, TV 채널 성장 주춤

GS샵은 올 2분기 쇼호스트 이탈 등으로 TV취급고가 전년대비 2% 감소한 4898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도 TV부문 취급고는 전년대비 2.8% 줄어든 4606억원 기록했다. CJ오쇼핑은 TV채널 취급고가 올 1분기 4498억원에서 2분기 4533억원으로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2분기 TV채널 취급고는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모바일 사업 후발주자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TV취급고 잠식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현대홈쇼핑은 올 상반기 TV 취급고가 전년대비 8.8% 늘어난 900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모바일 채널이 성장하면서 TV 취급고 감소세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TV를 보고 모바일로 주문하는 소비자는 있지만, 모바일을 보고 TV로 주문하는 고객은 드물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도 TV에서 모바일로 이동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변화라고 인정하고 있다. 이에 홈쇼
핑 업체들은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모바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5% 할인, 적립금 지급 등 판매촉진 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선발업체들은 모바일 서비스에 ‘큐레이션’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큐레이션은 소비자 관심도가 높은 제품을 특정 시간에 할인 판매하는 방식이다. GS샵은 ‘오늘의 딜’ 등을 통해 인기 제품을 특정 시간에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CJ오쇼핑은 소셜커머스 CJ오클락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간편 결제를 위해 카카오페이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모바일 사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GS샵과 CJ오쇼핑은 전체 취급고의 16~20%를 모바일에서 거둔다.

◆ 홈쇼핑 업계, 패션과 모바일 사업으로 성장 모색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홈쇼핑 업계는 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 상품은 최근 TV 방송을 통해 판매하기 적합한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홈쇼핑 인기 제품은 보통 4년 주기로 바뀌어 왔다. TV홈쇼핑 초기인 1995~1999년 저가 주방용품과 가정용품이 많이 팔렸다. 운동기구도 인기였다. 그 뒤 전자업계가 홈쇼핑에 진출해 컴퓨터, 김치냉장고 등을 판매하며 홈쇼핑 인지도를 높였다.

2000년대엔 패션 디자이너들이 홈쇼핑으로 옮겨오면서 인기를 끌었다. 당시엔 원로 디자이너 브랜드 위주로 홈쇼핑에 나왔다. 여행상품권, 보험 등이 등장하더니 2007년 전후 조성아 등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각광받으며 화장품이 많이 팔렸다.

경기 불황에 2010년부터 홈쇼핑에서 주력상품이 다시 패션으로 돌아왔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백화점 브랜드는 가격을 내리지 않았지만, 홈쇼핑은 디자이너 브랜드와 손잡고 대중화를 시도했다. 홈쇼핑 패션 제품은 SPA(패스트패션)업체보다는 비싸지만 품질이 백화점 못지않게 개선됐다.

패션 상품은 홈쇼핑과 어울리는 품목이다. 홈쇼핑 이용자 70% 이상이 여성이다. 수익성도 좋다. 가전제품의 경우 단가가 높고 교환·반품이 적은 대신 수수료는 10% 미만이다. 가격은 낮지만 유행을 타는 패션 잡화는 수수료가 통상 30~40%다. 또 의류는 생활용품, 가전제품에 비해 구매 주기가 빠르다. 냄비를 사면 1년 이상 사용하지만 옷은 철마다 구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