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이번 행사를 통해 공유(共有)야말로 시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는 점을 널리 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공유문화가 자리 잡으면 적은 비용으로도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구할 수 있게 됩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공유문화를 확산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사람 사이의 불신"이라면서 "지난 2년 동안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11년 시장에 당선된 후 '공유 도시 서울'을 주요 시정 목표 중 하나로 내세웠다. 서울시는 '공유 촉진 조례'를 제정해 주차장, 옷, 차 등 물건과 서비스, 인력을 나누는 50개 기업과 단체에 시장 이름으로 인증서를 제공했다. "공영 주차장 1면(차량 한 대 주차 공간)을 만드는 데, 비용이 평균 1억원씩 듭니다.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1000곳만 공유하면, 예산 1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지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좋은 단어는 함께 써야 한다"면서 2기 시정 목표에 '창조경제'를 추가했다.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지표다.

박 시장은 서울 도심권(종로·동대문)을 글로벌 도심 중심지로, 동북권(창동·상계·홍릉)을 미래성장동력 중심지로, 서북권(DMC·서울혁신파크)을 창조문화 중심지로, 동남권(삼성·잠실)을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서남권(마곡· G밸리)를 지속가능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5대 창조경제 거점 계획'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시민의 일상 속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다양한 역량과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조해 내는 모든 과정이 '창조경제'"라면서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해 피부에 와 닿는 행정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표 사례는 하루 6000명이 이용하는 심야버스(일명 올빼미 버스)다. 지난해 서울시는 KT가 보유한 30억건의 통화량 데이터를 분석해 서울 강남, 홍대, 동대문, 신림, 종로 등에 밤에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곳을 중심으로 버스 노선을 늘렸다.

서울시는 내년 2월까지 서울형 빅데이터 공유 활용 플랫폼을 만들어 여가시설 입지 선정, 중소상인 상권 분석, 교통사고 발생 패턴을 한층 정교하게 분석해 맞춤형 복지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 웹사이트에 정보소통광장을 만들어 하루 평균 1만2000개에 달하는 서울시 결재 문서도 공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과장급 이상 공무원의 결재 문서가 투명하게 공개되니, 시민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많아지고 민원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기술에 인간의 성찰을 담았기 때문이죠. 하루 6000명이 이용하는 심야버스와 올해의 브랜드로 선정된 타요 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단속'이 아닌 '이용자 중심'으로 시정을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보기술(IT)과 모바일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행정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