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크게 오르고 있는 종목은 단연 내수주와 중국 소비 관련주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후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오르기 시작한 은행주, 건설주가 여전히 강세고, 최근 한 달간 유통주도 많이 올랐다.

중국 소비 관련주는 증시의 양극화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종목들이다. 상반기에 크게 뛰었던 화장품 관련주는 지금도 끝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오르면서 주가가 2배 이상 뛴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부터 명절과 아시안게임 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내수주와 소비주의 강세가 지금껏 계속됐다.

그 동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코스피지수의 흐름을 결정해 왔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에 연일 주가가 약세지만, 새롭게 떠오른 내수주와 중국 소비주의 계속된 상승세에 코스피지수는 힘겹게 5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이들 업종의 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치솟은 이상 이제는 한번쯤 조정을 생각해 볼 때도 된 것 같다. 특히 중국 소비 관련주의 경우 여전히 중국의 제조업과 소비 지표가 별다른 개선 흐름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하반기에 늘어날 중국 관광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보는 분석이 많다.

일부에서는 최근 주식시장 주변의 상황을 보면 증시가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아직 풍부하고, 최근 정부도 퇴직연금 활성화 대책을 통해 증시로 들어갈 자금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더 이상 투자를 할 만한 종목을 찾기가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현재 주식시장에서 단순히 투자자금이 늘었다는 이유로 상승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하면 외국인은 언제든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팔 것이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기관의 자금은 당분간 현금에 묶여 상황을 관망할 것이다.

최근 계속 올랐던 뉴욕 증시도 국제 정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0.25%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0.26% 내렸다. 경제지표 호전이 곧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지면서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했다는 희소식도 증시에는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