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등 최근 유독 성과가 좋았던 아시아 신흥국 펀드를 중심으로 해외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펀드로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2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 초 이후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약 2조2800억원이 순유출되고 있다. 펀드 환매 규모가 큰 지역은 중국와 인도를 포함한 신흥아시아주식형펀드로 같은 기간 동안 약 1조 79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밖에 아시아퍼시픽주식형, 남미주식형 등 신흥국펀드와 선진국펀드로 분류되는 북미펀드마저 자금이 순유출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반대의 흐름을 걷고 있는 펀드도 있다. 유럽주식형펀드는 전세계 지역 중 유일하게 올 들어 자금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으며, 지난 8개월간 약 4600억원이 순유입됐다.

개별 펀드 별로 살펴보면 슈로더자산운용의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으로 올들어 1880억원 이상이 들어오는 등 가장 인기가 좋았다. 이 펀드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 등에 투자해 올 들어 4%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

다음으로는 KB자산운용의 ‘KB스타유로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운용)’로 700억원 가까이 자금이 몰렸으며, 지난 2007년에 설정된 프랭클린자산운용의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주식)’로도 설정액의 절반 가량인 400억원이 올해 유입됐다.

이 밖에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유럽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유럽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JP모간의 ‘JP모간유럽대표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로도 각각 300억원, 270억원, 135억원이 올 들어 순유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유럽블루칩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도 122억원 순유입됐다.

이 펀드들의 특징은 최근 성적이 좋은 해외주식형펀드 중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상품과 비교해볼 때 수익률은 낮지만 시중 금리(2%대 중반)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자금이 100억원 이상 들어온 펀드들은 대부분 3~4%대 가량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최근 유럽 증시가 약간 떨어진 상황이 오히려 투자 적기라는 판단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유럽주식형 펀드 수익률 ( 자료 = 에프앤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