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껍질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을 코팅한 감귤쌀은 일반 쌀(왼쪽)과 달리 노란색을 띤다.

알코올중독 치료용, 다이어트용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쌀이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25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최근 알코올중독 치료 기능을 지닌 '밀양 263호'라는 품종이 개발됐다. 사람의 뇌·척수 등에 많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음주 충동이 줄어들게 된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가바는 신경안정 작용이 있어서 고혈압을 낮추고 숙취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고아미 2호·3호'는 일반 쌀보다 3배 이상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용으로 불린다. 식이섬유는 소화될 때 당(糖)이나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흡수되지 않게 도와준다.

'하이아미'라는 쌀 품종은 쌀눈에 라이신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이 먹었을 때 키가 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라이신은 연골과 인대의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을 활성화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쌀의 표면에 다양한 성분을 입히는 '코팅쌀'도 개발돼 있다. 동충하초 등의 버섯 추출물을 입힌 '버섯쌀', 아미노산을 찹쌀 표면에 붙인 '아미노산쌀' 등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버려지는 감귤 껍질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라는 항산화 물질을 코팅한 '감귤쌀'도 개발돼 있다. 쌀의 색깔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북 포항·칠곡 일부 농가에서는 검은색·녹색·보라색·투명색·흰색 등 5가지 색깔의 쌀을 생산, '다복오색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먹는 용도 외에도 쌀 전분을 이용해 비닐봉투, 포장재를 만드는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농진청은 "밥으로 먹는 쌀의 소비량이 줄고 있지만 기능성 쌀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며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어 다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