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지질조사국(USGS)가 공개한 전세계 지진 추이를 나타낸 지로를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전세계에서 1132건의 크고작은 지진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90% 가까이가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베이 지역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 21분쯤 태평양에 인접한 페루 중남부 탐보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태평양에 인접한 두 나라에서 잇따라 강진이 발생하자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태평양판에 인접한 일본과 최근 잇따라 서해에서 지진이 일어난 한국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지진 원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일어난 이번 지진은 지구를 구성하는 지각의 일부인 태평양판의 암반이 북미판의 암반 밑으로 파고들면서 발생한 지진으로 추정된다. 태평양판은 해마다 83㎜씩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이렇게 축적된 힘이 경계면에 있는 베이지역에서 폭발한 것이다.

같은 날 강진이 발생한 페루 역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다. 페루와 칠레는 태평양판과 맞닿은 나스카판과 남미판 경계에 자리하고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해양지각인 나스카판이 대륙판인 남미판의 아래로 끌려내려가면서 발생한 힘 때문에 발생한다. 올해 4월 1일(현지시각) 발생한 규모 8.2의 강진 역시 같은 이유로 발생했다.

올들어 규모 6.0 이상 강진은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24일까지 발생한 6.0 규모 이상 지진은 117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건보다 25건이나 늘었다. 이 가운데 90% 가까이는 태평양판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이다. 태평양판과 나스카판은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다. 태평양판은 이 때문에 지진이 잦은 ‘불의 고리’라는 악명이 붙었다.

24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베이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한국·일본에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지진이 태평양판 서쪽에 자리한 일본과 인접국인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주시하고 있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감시센터 과장은 “지각판은 지구전체를 둘러싸고 맞닿아 있어 판이 움직이면 어떻게든 다른 판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다만 한국은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서 멀어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태평양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뒤 한반도 향해 쓰나미가 밀려와 피해를 끼칠 가능성 거의 없다”며 “쓰나미 발생한다고 해도 일본 열도가 방파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한 중국과 서해 지진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발생한 지진은 31차례로 이 가운데 남북한을 통틀어 서해에서 발생한 지진은 8회에 이른다. 유용규 과장은 “서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이 환태평양 지진보다 연관성이 크겠지만 아직까지 서해상 지진 발생 빈도 잦아지는게 한반도 위험 증가로 연결할 만한 학문적 근거는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비교적 판 경계에서 멀어 오히려 같은 유라시아판에서 발생한 중국과 서해지진의 영향이 더 크다며 경계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헌철 센터장은 “한반도 좌측 중국은 주의해서 관심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에는 난징, 진안, 신양으로 이어지는 탄루 단층대가 분포해 있는데 이 단층대 활성단층대라는 것이다. 1976년 중국 당산 대지진의 원인이 바로 이 단층대에서 비롯됐다. 지 센터장은 “또 한번 강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도 충분히 영향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지구 전체적으로 힘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지진 잦은 지역에서 발생한 큰 지진으로 인해 한반도도 충분히 영향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지진이 발생하면 판들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어느 나라도 안심할 수 없고 서해 지진 발생 빈도 늘어나는 데 영향 끼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