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11시 제주 국제공항 앞 버스정류장.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여행 온 대학생 한모(22)씨는 정류장에 설치된 교통정보 안내 기기를 이용해 버스 경로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의 목적지는 신제주 로터리. 안내에 따라 화면을 4~5차례 두드리자 목적지로 가는 버스 노선과 경로, 도착 예상 시간까지 나왔다. 한씨는 이 기기를 이용해 다음 날 우도로 가는 배편까지 찾아봤다. 그는 "제주도가 서울보다 정보가 적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다양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손잡고 지난달부터 시행하기 시작한 LTE(4세대 이동통신) 기반 버스 정보 시스템이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유선 시스템은 배선(配線)에 문제가 생기면 끊긴 부분을 찾느라 복구에만 며칠이 걸렸다.

LG유플러스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손잡고 구축한 LTE 기반 버스 정보 시스템의 종합관제센터. 제주도 내에서 운행 하는 모든 버스의 운행 상황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LTE 시스템은 버스와 정류장에 각각 LTE 통신장치를 부착해 종합관제센터와 서로 정보를 주고받도록 했다. 현재 제주도 시내버스 466대에 LTE 모뎀 단말기를 설치했고, 정류소 안내기는 110개가 있다. 모든 구간이 LTE로 이뤄져 있어 별도의 유선 설비가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 LTE 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3G(3세대 이동통신) 망을 보조로 이용한다.

제주도청에 마련된 버스종합관제센터에서는 도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의 운행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제주도 교통정책과 이정훈 사무관은 "정류소에 설치된 안내기로 차량 도착 시각 등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운행 이력을 분석해 버스 노선 계획을 세우는 데도 활용한다"고 말했다.

버스 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도 나왔다. 제주도가 만든 '제주버스정보' 앱에는 '하차 알림' 기능이 있다. 출발 정류장과 탑승 노선, 하차 예정 정류장을 고르면 '몇시 몇분에 몇번 버스를 타서 언제쯤 내리면 된다'고 알려준다. 지시한 대로 버스에 올라타면, 내려야 할 정류장 근처에서 '곧 내려야 한다'고 메시지가 뜬다. 길을 잘 모르는 관광객이 많은 점을 배려한 것이다.

다른 개발자도 이 정보를 활용해 각종 앱을 만들 수 있다. 이미 구글은 이를 바탕으로 제주도 내 버스 정보를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다국어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