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펀드 수익률이 올 들어 회복되자 환매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몇년 간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대부분의 펀드가 손실을 내 투자자들이 마음고생을 했지만, 올 들어 주요 원자재 값이 오르자 펀드 수익률도 플러스로 전환되고 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중인 원자재펀드 56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4.92%다. 해외 특별자산 펀드 수익률(6.56%) 보다는 낮지만 국내 특별자산 펀드(3.59%)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상품별로 보면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C-e)와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주식]A 수익률은 올 들어 20%를 넘었다.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i), 미래에셋TIGER철강소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삼성KODEX철강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한화ARIRANG철강금속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프랭클린템플턴내츄럴리소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Class A도 10% 넘게 수익을 냈다.

원자재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0.46%로 부진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24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종합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지수는 2010년부터 2011년 초까지 급등해 700 중반을 기록한 이후 최근 몇년 간은 600 초반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올 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나아지고 있다. S&P GSCI지수는 상반기에 3.4% 올랐다. 6월 19일 668.86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라크 내전이 장기화되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대립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였기 때문이다. 주요 농산물 가격도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상 기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확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상승했다.

다만 앞으로도 수익률이 계속 좋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줬던 이라크, 러시아 사태 등이 올해 초와 비교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최근 수익률이 많이 오른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환매에 나서고 있다. 원자재펀드 중 수익률이 상위권에 속하는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에서는 올해 295억원이 빠져나갔다. JP모간천연자원증권자투자신탁(주식)과 우리글로벌천연자원증권투자신탁 1[주식]에서도 200억원 이상이 순유출됐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해 그동안 시중에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고, 과거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원유 가격도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원유 수요는 그대로인데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하면서 공급은 증가하고 있어 국제유가는 당분간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