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가 전통적인 시청률 집계 방식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 6월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 대 러시아전의 TV 시청률은 22.1%로 조사됐는데, 모바일기기를 합하면 실제 시청률은 24.1%로 상승합니다. 시청률 집계의 대상을 TV로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모바일·PC 등의 플랫폼도 반영, 정확한 콘텐츠 영향력 측정이 필요합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20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미래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해외에서는 ‘다시보기’ 시청 합산을 기본으로 기기별 통합시청률 집계를 시도하고 있다”며 “미래 사용자는 장소와 기기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여전히 TV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방송사가 동영상플랫폼과 협력, 콘텐츠 식별 마크를 콘텐츠에 집어 넣어 모바일기기 시청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내놓았다. 노르웨이에서는 통합시청률 도입으로 프로그램간 순위가 뒤바뀌는 현상도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현행 TV 시청률 집계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달 ‘N스크린 시청점유율조사 민관협의회’ 1차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시청률 측정에 현실적인 장애도 많다. 유도현 대표는 “TV VOD(주문형비디오)의 경우 프로그램 단위 측정이 어렵고, PC VOD는 URL(주소) 추적이 불가능한 사이트가 있다”며 “스마트폰은 탈옥을 하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시청률 집계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의 약 65%가 3스크린(TV·PC·모바일을 통해 콘텐츠 소비) 이용자인 것을 감안하면 시청률 집계 제도 개선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스크린 이용자 중 52%가 TV와 모바일기기를 동시에 시청하며, 27%는 모바일과 PC를 동시에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가 TV 프로그램을 본다고 해도 과거와 달리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유 대표는 이에 대해 “TV를 시청하면서 카카오톡을 하거나 게임·유튜브 시청을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TV라는 기기만으로는 콘텐츠 기대욕구가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TV 수상기가 집에 없거나 지상파 방송을 보지 않는 ‘제로(Zero) TV’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실제 6.6%의 시청자가 제로 TV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