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3세 이하 어린이용 계정을 허가한다. 인터넷과 IT 기기를 접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구글이 유아 시장에서도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구글이 13세 이하 어린이용 지메일과 유튜브 계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이버와 다음을 비롯한 국내 포털사이트와 달리 현재 13세 이하 어린이는 구글에서 지메일과 유튜브 계정을 만들 수 없다.

WSJ는 관계자의 말을 빌어 구글이 부모가 13세 이하 자녀 대신 계정을 만들어 자녀가 사용하는 서비스와 행동 양식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또 태블릿PC에 특화된 어린이용 유튜브 사이트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어린이용 계정을 따로 만들지 못하고 부모를 통해서 계정을 만드는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려는 이유는 ‘어린이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COPPA)’ 때문이다. 미국에서 13세 이하 어린이의 개인정보의 수집과 사용은 COPPA에 따라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다. 개인 정보를 수집할 경우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하며, 어기면 약 80만달러(약 8억1000만원) 벌금을 내야한다.

구글은 이미 어린이들이 부모 계정으로 로그인하거나 부모가 자녀 대신 계정을 만들어주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용자 요구에 따라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구글은 서비스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유해한 게시물을 차단하는 기능을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WSJ은 구글이 부모의 감시가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한 후 아동용 콘텐츠를 개발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어린이용 서비스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개인정보 침해 문제만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사생활보호단체 ‘디지털 민주주의 센터’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한 상황이며, 어린이용 계정을 감시하기 위한 협의체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