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의 회고록 ‘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오는 26일 출간된다. 회고록에는 대우그룹 해체 과정, 당시 정부의 금융위기 극복방안과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김우중 회장의 입장이 담겼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회고록을 집필한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26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대우그룹 전직 임직원 500여명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 강연을 할 예정이다. 또 이날 강연회에 앞서 오전 10시30분에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회고록 발표회가 열린다.

신장섭 교수와 김우중 회장은 2010년 책 출간에 합의하고 2012년 여름부터 책 집필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 서울 등지에서 20여 차례 만나 150시간 대화를 나눴다.

이 책에는 IMF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김우중 전 회장과 경제관료들과의 충돌, 대우자동차 부실처리로 인한 한국경제 타격, 김 전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 정부의 대북특사로 일하면서 겪은 비화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대우그룹의 원흉으로 평가받는 대우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간 협상 과정에 대한 김우중 회장의 입장이 밝혀진다.

그간 대우그룹은 ‘세계경영’을 앞세우며 지나친 확장 투자를 벌이다 대우차의 부실로 몰락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져 왔다. 이에 대해 김우중 회장은 실제로 벌어진 일과 다르다며 대우차와 GM 간 협상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우중 회장이 경제정책 논의에 깊숙하게 개입하게 된 계기와 당시 경제 관료들과 충돌하게 된 배경,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시 입장도 상세히 다뤘다.

김 회장은 대우의 자금 상황을 부정적으로 판단, 워크아웃을 진행했다는 당시 정부 측 입장을 두고 “본말을 전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책을 통해 김 회장이 어떤 근거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 당시 정부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김우중 회장의 생각과 1999년 8월까지 벌어진 일들이 김우중 회장의 입을 통해 공개된다.

또 대우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대우차 부실처리로 한국 경제가 본 손해액을 시나리오별로 산출한 결과도 소개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부터 대북 특사로 일했던 남북관계 비화도 있다. 김우중 회장은 대북특사로 활동하면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 노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고록에는 또 김 전 회장이 2011년부터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회고록 집필자인 신장섭 교수는 한국 현대경제사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