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수익금 일부 지속적으로 제3세계 아동을 위해 기부
독특한 라벨과 부드러운 맛으로 수집가들에게 인기

컬트 와인은 90년대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붐이 일기 시작했다.

몰리두커 벨벳 글로브.

구세계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그랑크뤼 와인 중 보르도 1등급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미국, 호주 등 신세계 와인은 정부의 보증이나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딱히 내세울 만한 와인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좋은 와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프리미엄급 와인 생산을 위한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는 창조적인 와인 메이커들이 있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나파지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와인 평론가들은 이런 프리미엄 와인 중 열성적 컬렉터와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와인을 ‘컬트’(Cult) 와인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컬트 와인은 프랑스의 그랑크뤼급 와인과 비교되면서 신세계를 대변하는 프리미엄 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21세기에 들어서 컬트 와인은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구세계를 제외한 나머지 나라에서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는다. 후발주자인 스페인·호주·칠레 등은 프리미엄 와인으로서 컬트 와인이라는 정의를 적극 이용해 해당 와이너리가 얼마나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최고의 와인이라는 컬트 와인마저 비슷한 조건과 비슷한 스토리로 차별성이 점점 사라졌고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된 프리미엄 와인으로 인식됐다. 범주가 다양해진 컬트 와인에 대한 변화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나타난다. 그 중 하나가 사회에 얼마나 이바지하고 자연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가 와인에 대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됐다.

몰리두커가 생상하는 와인.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컬트 와인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만든 와인이 호주의 ‘몰리두커’ 와인이다. 2000년대 초까지 최고의 호주 와인을 꼽으라면 대체로 ‘펜폴드 그랜지’, ‘헨쉬키 힐 오브 그레이스’를 꼽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몰리두커 와이너리가 만든 와인이 최고의 와인으로 꼽히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몰리두커가 생산하는 와인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벨벳 글로브’(Velvet Glove)는 로버트 파커로부터 4차례나 99점을 받았다. ‘카니발 오브 러브’(Carnival of Love)는 와인스펙테이터에서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100 대 와인 중 2위를 2년 연속 차지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몰리두커 와인이 단순히 품질 만으로 평가받는 와인이 아닌 이유는 ‘정의로운’이라는 단어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몰리두커 와이너리는 판매하는 모든 와인의 판매 수익 일부를 제3 세계 불우한 아동에게 사용한다.

몰리두커는 자신들의 와인이 판매될 때마다 수익의 일부를 캄보디아에 있는 3개의 몰리두커(Mollydooker) 센터에 후원한다. 또 미국 머시 미니스터리(Mercy Ministries), 훗 스트리트 센터(Hutt Street Centre) , 체스터 카운티 퓨처스(Chester County Futures)에도 후원한다.

하지만 중국 등지에서 병행 수입돼 판매되는 몰리두커는 기부 적립이 이뤄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기부적립이 이뤄지는 와인 수입사는 공식 유통사 씨에스알와인(the VIN CSR)이 유일하다.

몰리두커는 판매하는 와인의 일정 수익을 캄보디아 불우 아동을 비롯해 미국 사회단체 등에 후원한다.

몰리두커는 독특한 라벨이 와인의 품질과 결합해 전 세계 와인 수집가들이 가장 소장하고 싶은 와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왼손잡이’를 뜻하는 몰리두커는 다양한 캐릭터로 형상화했다. 몰리두커 ‘화이트 바이올리니스트’(Violinist)는 왼손잡이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는 장면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투 레프트 핏’(Two Left Feet)은 춤을 추는 오너 부부가 서로 왼손잡이여서 스텝이 엉켜 실수하는 장면을, ‘메이터 디’(The Maitre D)는 소유주 스파키가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중 실수하는 장면을 표현하는 등 왼손잡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표현했다.

이밖에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와인 시리즈도 눈에 띈다. ‘몰리두커 블루 아이드 보이’(Blue Eyed Boy)는 자신의 어린 아들이 와이너리에서 포도를 으깨며 즐기는 모습을 사랑스러운 시각으로 표현된 사진을 라벨로 만들었다.

앞서 언급한 ‘몰리두커의 카니발 오브 러브’(Carnival of Love)는 자신들이 완성한 와인들의 성공을 축하하고 완결이라는 의미로 만든 와인이다. 때문에 중요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결과에 따라 축배 혹은 성공을 기원하는 와인으로 사용된다.

몰리두커 최고의 와인으로 평가받는 ‘벨벳 글로브’(Velvet Glove )는 모양새가 독특하고 부드럽고(실키) 우아한 와인 맛을 라벨에 옮긴 제목이다. 생산량이 극소량이라 한국에서도 정해진 수량 이외에는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몰리두커의 모든 와인에는 산화방지제인 이산화황 들어가지 않은다는 것도 특징이다. 대신 질소를 넣는다. 병을 개봉한 뒤 흔들어서 먹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