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특허소송 2건을 제외한 나머지 8개국의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이래 양사는 3년 넘게 미국, 한국, 독일, 일본 등 9개국에서 소송전(戰)을 벌여왔다. 양사는 이 소송에 수억달러가 넘는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였던 2011년 "애플과의 소송에 투입되는 비용이 2012년까지 2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과 애플은 비용 부담이 큰 해외 소송을 정리하고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소송에만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소송에 힘을 빼지 말고 중국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등 급성장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를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 취하를 계기로 양사가 전격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차세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응용프로세서(AP) 생산을 삼성전자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앨런&컴퍼니 콘퍼런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갤럭시S·S2의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1차 특허소송에서는 삼성이 애플에 9억29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와 삼성이 항소한 상태다. 애플은 최근 이 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했다. 또 갤럭시S3·노트2에 관한 2차 특허소송에서는 1억1962만달러를 추가로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