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말 스마트TV를 통해 고객 시청정보를 수집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조치를 취했다.

스마트TV, 홈엔터테인먼트, 융합가전, 보안 등 집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자동화하는 ‘스마트홈’ 시장규모가 내년에 국내에서만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원표 삼성전자(005930)사장(미디어솔루션센터장)은 올 4월 “2~3년 뒤면 스마트폰·스마트TV를 쓰는 것처럼 ‘스마트홈’의 혜택을 누리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과 달리 곳곳에서 스마트홈의 보안위협을 우려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일 BBC는 미국 HP가 10가지 스마트홈 제품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HP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10가지 제품의 제조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는 스마트TV, 웹캡, 스마트 온도계, 도어락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품이다.

HP 연구팀에 따르면 8가지 제품이 로그인 과정에서 비밀번호 정책이 허술하다고 지적됐다. 예를 들어 ‘1234’와 같은 간단한 비밀번호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집안 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6가지 제품은 소프트웨어를 내려받거나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암호화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가지 제품은 이름, 주소, 생일, 건강정보, 신용카드 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홈 보안위협에 대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초 호주의 조명회사인 라이에프엑스(Lifx)는 와이파이(무선랜)로 제어되는 전구가 해커들의 공격에 노출돼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 등이 외부로 탈취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066570)는 지난해 말 자사 스마트TV를 통해 소비자들의 시청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시정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안 브라운 옥스포드대 정보보안 담당 교수는 “기기 제조사들이 소비자 신뢰를 해치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닫기를 바란다”며 “사물인터넷 시대에 수많은 기기들이 보안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