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이달 8일 잠정 실적 발표에서 예고된 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을 내놨다. 회사는 부정적인 환율 영향과 스마트폰 시장 부진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2조3500억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1분기보다는 매출액은 2%,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9%, 24.6% 줄었다. 8분기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은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환율 때문에 영업이익이 약 5000억원 줄었다고 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모바일(IM) 부문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 사업부 중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IM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지난 1분기보다 4조원 가량 줄어든 28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보다 2조원 줄어든 4조42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우, 수요 약세로 중저가 모델의 재고가 늘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격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유럽 시장에서도 유통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

3분기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회사는 대화면 주력 제품인 노트4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경쟁 심화를 이유로 "실적 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했다.

반도체(DS) 부문은 매출은 전분기보다 4% 늘어난 9조7800억원을 올렸지만, 비메모리(시스템LSI) 사업이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이 같은기간 5% 줄어든 1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해당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PC 교체 수요로 수익성이 좋아졌다. 시스템LSI는 고화소 이미지센서(CIS) 매출은 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거래선 수요 약세로 전체 매출이 줄었다.

DS는 하반기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적 개선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스템LSI 약세 또한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소비자가전(CE)은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5%가 늘어난 13조원, 영업이익은 77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TV 시장이 비수기인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중국과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화질(UHD) TV 수요가 늘었고,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가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LCD TV 패널 판매 확대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신규 판매로 실적이 좋아졌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4% 늘어난 6조3300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적자에서 220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회사는 하반기 TV 시장 성수기 진입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