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사람의 신체 구조를 속속들이 분석한 ‘인체지도’ 제작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각) 구글이 인간의 유전 정보와 인체 조직 정보를 수집해 인체지도를 만드는 ‘베이스라인 스터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구글은 먼저 실험 참자자 175명의 신체 정보를 모은 이후 서서히 수천명의 신체 정보를 추가해 이상적인 인체의 조건을 규정하는 인체지도를 그릴 계획이다.

구글은 난치병, 희귀병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체의 수많은 생물학적 패턴(바이오마커)을 분석하고 분류해 다양한 질병을 사전에 발견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특정한 유전자나 생물학적 구조가 지방 분해를 도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을 낮춘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해당 유전자가 부족한 사람의 생활 습관을 바꾸도록 지원하거나 지방 분해를 돕는 치료제를 개발해 심장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베이스라인 스터디는 무인 자동차, 구글글라스 등을 개발한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X에서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에이즈 치료 분야의 석학인 분자 생물학자 앤드류 콘래드 박사가 지휘하고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100명에 이르는 생물학, 생리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글X 생명과학팀’이 참여하고 있다.

구글X 생명과학팀은 또 심장박동수, 혈류산소량 등의 정보를 모을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 15일에는 스위스 제약업체 노바티스와 함께 눈물을 사용해 체내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구글의 웨어러블 콘택트렌즈의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와 외신은 구글이 이번 프로젝트로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도니아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은 2017년 1경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달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 헬스케어 플랫폼인 구글핏을 소개하면서 헬스케어 사업으로의 진출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분석한 인체 정보가 유출되거나 보험사, 구직 등의 용도로 악용될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베이스라인 프로젝트에서 축적한 신체 정보는 익명 처리되고 의학 용도로만 사용될 것”이라며 “관련 정보를 보험사와 공유하진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