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과 마른장마 탓에 복숭아·수박 등 여름 대표 과일들이 산지(産地)별로 출하 시기가 분산되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동시 출하되면서 가격 폭락 사태를 낳고 있다. 기후 변화로 한반도가 더워지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27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가락시장에 반입된 복숭아 물량은 총 6875t으로 작년 같은 기간(3024t)에 비해 2.3배 늘었다. 물량이 늘면서 가격은 급락했다. 지난 26일 가락시장에서 도매 거래된 백도 가격은 4.5㎏ 상자당 1만6160원('상'품 기준)으로 작년(2만2915원)에 비해 29%나 떨어졌다.

복숭아의 가격 폭락 사태는 올여름 전국 평균 기온이 예년(지난 30년 평균치)보다 1도가량 높아진 이상기후 탓에 산지별로 출하 시점이 분산되지 않고 전국 산지에서 동시에 출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집계에 따르면 전국 30곳의 복숭아 산지 가운데 28곳에서 작년보다 출하 시점이 최대 열흘가량 앞당겨졌다. 경기 여주 등 5곳은 일주일, 전북 임실 등 21곳은 3~6일 정도 출하 시기가 빠르다. 농협 청과사업단 고영직 팀장은 "남부권에서 미처 복숭아 출하가 종료되기 전에 중부권 산지에서 복숭아가 출하돼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박과 토마토 역시 출하 시기가 분산되지 않고 전국 동시다발 출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