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급감했다.

기아차는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보다 31.7% 줄어든 769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기아차는 2분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77만여대의 차를 판매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8.1% 줄어든 12조545억원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경우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9%와 13.3% 줄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기아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7% 늘어난 154만7123대의 차를 판매했다. 국내 공장 생산분이 7.2% 늘었고, 해외 공장 생산분은 6.8% 늘었다. 달러화 기준 수출 평균 단가도 지난해(1만3700달러)보다 늘어난 1만4300달러로 좋았다. 하지만 실적 기준 환율이 지난해보다 5.3% 하락하며 매출액은 전년보다 0.9% 줄어든 23조9803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17.8% 감소한 1조5054억원에 머물렀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경영 환경 어려움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 신흥국의 경제 불안 등으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것.

특히 상반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환율도 최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20원대가 붕괴되는 등 원화 강세 기조가 심화하는 것도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기아차는 하반기 국내 시장에 내놓는 신형 쏘렌토와 해외 시장에 내놓는 쏘울 EV(전기차) 및 신형 카니발의 신차 효과가 나타나면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올 초 완공한 중국 3공장의 가동 효과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판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