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의 소액송금 시스템 '뱅크월렛 카카오'가 오는 9월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에 모바일 소액결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우리·외환 등 전국 15개 은행과 금융결제원, 카카오가 요청한 '뱅크월렛 카카오' 보안 심사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소액 송금과 결제, 이체를 할 수 있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최대 50만원을 충전하고 등록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다. 송금 한도는 하루 최대 10만원. 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30만원 이내에서 현금처럼 결제도 가능하다.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14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고, 만 19세 미만은 돈을 받을 수만 있고 송금을 할 수는 없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모바일뱅킹, 스마트뱅킹 강화에 주력해 온 은행권 관계자들도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은 통신업체와 제휴해 비슷한 내용의 전자지갑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이 2012년 시작한 '하나N월렛'은 현금으로 가상화폐 '캐시넛'을 충전해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 계좌번호 없이 상대방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송금할 수 있고, 제휴 가맹점에서 물건도 구입할 수 있다.

같은 해 신한은행은 KT와 손잡고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면 상대방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충전잔액을 선물할 수 있는 '주머니(ZooMoney)'를 내놨다. 최근에는 자사 스마트뱅킹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마이 신한 페이(My shinhan Pay)’도 선보였다. IBK기업은행도 'IBK ONE머니'라는 전자지갑 앱을 출시했다. 작년에는 국내 16개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은행 공동 스마트폰 지급결제 서비스 '뱅크월렛'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권의 모바일 소액결제 서비스는 국내 가입자 수가 36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서비스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개별 은행이 운영하는 서비스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뱅크월렛 카카오가 대중에게 훨씬 친숙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은행이 선보인 소액충전·결제 시스템의 경쟁력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은행은 그동안 전자지갑 서비스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과 관련한 영향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뱅크월렛 카카오' 등장으로 모바일 소액 결제 시장이 커질 경우 은행권의 영역을 빼앗기는 것이기 때문에 타격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